Abstract

‘태평양전쟁’기 일제는 다수의 식민지 조선인들을 자신들의 침략전쟁에 강제로 동원하였다. 군인ㆍ군속, 노무자, 위안부 등의 형태로 자행된 일제의 강제동원은 식민지배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지닌다. 즉 그들이 미사여구로 치장해 오고 있는 조선의 근대화가 아닌 조선인의 활용에 식민통치의 본질이 있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사 연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나, 현재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연구는 매우 미비하다. 본고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기초 작업의 하나로써, 조선인 강제동원 관련 명부자료의 하나인 [舊日本海軍 朝鮮人軍屬 關聯 資料(2009)](이하 ‘구해군 군속 자료’)의 분석 과정에서 확인한 선박 침몰로 인한 사망 사례를 고찰하였다. 해당 자료는 패전 이후 일본 정부가 ‘주변국과의 외교상의 필요’에 의해 작성한 자료로 약 7만8천명의 조선인 기록이 수록되어 있다. ‘태평양전쟁’은 일제가 감당할 수 없는 무모한 전쟁이었고, 결국 막대한 물적ㆍ인적 자원의 피해를 떠안고 패배하였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보유량의 약 80%를 상실한 선박의 피해이다. 섬나라라는 일제의 입지 조건과 광활한 바다에서 전개된 ‘태평양 전쟁’의 특성상 침략지로의 보급, 일본 본토로의 원자재 수입 등은 전적으로 해상 수송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기에 선박(화물선)은 ‘생명줄’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따라서 연합군이 이에 대해 공격을 집중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고, 그 결과 일제는 궤멸적인 타격을 입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舊海軍의 군속으로 강제동원된 식민지 조선인들의 피해(침몰사망)가 발생한 것이다. ‘구해군 군속 자료’ 상에서 확인되는 피해 실태는 약 155척에 便乘하였던 3천6백명에 이른다. 하치로가타마루[八郞潟丸] 486명, 하쿠요마루[白陽丸] 322명, 고준마루[廣順丸] 314명, 다스다케마루[辰武丸] 248명 등 해상에서 발생한 사건의 특수성으로 한번에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하였다. 이들은 舊日本軍이 점유ㆍ침략한 거의 모든 지역으로 동원되는 과정에서, 또는 파견된 지역에서 군사시설 구축과 같은 노역을 마치고 일본 본토로 귀환하는 과정에서 승선한 선박의 침몰로 사망하는 二重의 피해를 입었다. 비록 본고에서는 일부 대규모 피해 사례만을 고찰하였으나 이외에도 다수의 선박이 침몰하였고 많은 조선인 군속들이 사망하였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日王’을 비롯한 일본 전쟁지도부의 책임도 분명하게 지적되어야 한다. 연합군 잠수함 공격에 대한 대책 미비는 차치하더라도 보유 선박의 70% 이상을 상실하여 전쟁 수행에 커다란 장애요소가 발생한 1944년 말 이후에도 무모한 전쟁을 지속시켜 자국민을 비롯한 조선인들의 피해를 더욱 가중시켰기 때문이다. 본고는 전체 강제동원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 舊海軍의 군속동원만을, 그 중에서도 승선 선박의 침몰로 사망한 피해만을 분석한 것에 불과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은 피해사례를 최초로 발굴, 분석하였다는 점은 분명히 의의를 지닌다. 그리고 이는 해당 명부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얻은 결과물이다. 현재 국내에는 전후 일본 정부로부터 인계 받은 48만명 분에 이르는 ‘명부자료’들이 국가기록원에 소장 중에 있다. 이에 대한 분석ㆍ연구가 진행되면 본고와 같은 특수 사례에 대한 발굴과 더불어 전체 강제동원의 실태를 일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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