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1884년 12월 4일 갑신정변 실패 후, 김옥균은 약 10여 년 간 일본에서 망명 생활을 보냈고, 1894년 3월 28일 청나라 이홍장을 만나기 위해 상하이로 건너갔지만 함께 동행하였던 홍종우에의해 암살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김옥균의 역사적 사건과 파란만장한 행적은 당시 19세기 조선과일본, 청나라가 겪었던 혼란한 시대적 배경과 서로 맞물려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우리들에게 흥미와 관심을 제공하면서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재생산되어 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일본에서 김옥균을 소재로 한 문화콘텐츠, 야스히코 요시카즈(安彦良和) 대하역사만화 『왕도의 개(王道の狗)』는 메이지 시대 중기에서 말기에 걸쳐서 일본과 조선, 청나라를무대로 하여, 동아시아의 역사와 그 시대적 흐름 속에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운명을 그려내고있다. 특히 여기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작가 야스히코 요시카즈가 작품 주제와 관련하여 그 중심선상에 김옥균을 설정했다는 점이다. 일본이 메이지 유신 이후 근대국가로 나아가면서 수많은일본 정치가들이 등장하다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작품 전편에 일관되게 등장하는 인물로는 오직 조선인 김옥균밖에 없다는 사실은, 그 만큼 한국과 달리 일본 근현대사에 있어서 김옥균의위상과 가치를 높게 재평가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김옥균의 위상과 가치의 근거로 제시한 것이 바로 맹자의 ‘왕도(王道)정치’ 사상이다. 즉 역사적 단순 사건 나열 및 인물 중심의 전기(伝記)가 아닌, 각 나라마다 가지는 역사인식의 독자성, 특수성을 넘어 ‘왕도’라는 보편적, 거시적 관점에서 등장인물 각각을 재평가함으로써, 현재 역사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한중일 간 역사문제 해결에 조금이나마 새로운 비전- 이해의 폭 확장 - 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본다. 더욱이 일본 현대 만화라는 서브컬처에서 김옥균이 주요 등장인물로 나올 만큼, 일본 근대화시기에 있어서 김옥균이란 존재는현재에 이르러서도 그 파급력이 엄청나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본 작품에서도 강조하고 있듯이, 왕도의 삶을 살고자 했던 그 자체가 조선, 일본, 청나라를 잇는 당시 동아시아에서 그 파급력이컸을 뿐만 아니라, 그의 죽음을 계기로 발발한 청일전쟁 및 그가 마지막까지 주장하고자 했던삼화주의는 당시 삼국 통치자의 패도정치에 대한 대립 및 저항하는 대항문화(counter culture)로서 자리매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한국은 1884년 김옥균 및 개화 사상가가 일으킨 갑신정변을 부정적인 평가로일관되어 왔다는 점에서, 본 작품이야말로 여태까지 고정적, 획일적인 위로부터의 역사기술에서벗어나, 서브컬처라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통해 굴절되고 왜곡된 김옥균의 역사적 의의를 새롭게평가함으로써 현대적으로 그의 위상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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