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연구는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1909~1992)이 해체하고 변형한 형상의 ‘폭력성’에 주목하여 이를 그로테스크로 읽고 ‘부조리’의 관점에서 해석하고자 한다. 우선 ‘고깃덩어리’로 묘사되는 형상과 색채의 ‘잔인함’과 ‘폭력성’은삶에 내재한 비극적 유한성, 불안과 고통을 수용하는 베이컨의 실험적 태도의 결과이다. 이러한 베이컨의 무규정적 형상이 제시하는 충격과 당혹스러움은 은폐된 인간의 본질과 예측 불가능한 삶의 불투명성을 표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고통과 무의미함으로 가득한 삶의 부조리에 주목한 까뮈(Albert Camus,1913~1960)의 논의로 연결할 수 있다. 그래서 본 연구는 그로테스크적 형상으로 표현된 베이컨회화의 ‘잔인함’과 ‘폭력성’, 즉 기괴한 변형의 표현이 인간과 삶에내재한 고통을 있는 그대로 묘사함으로써 직시하고 수용하여 극복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이를 까뮈가 말하는 ‘부조리의감성’으로 연결하여 논의하고자 한다. 이러한 그로테스크의 미학적 의의는 불편한 낯섦과 충격을 정면으로 마주함으로써인간을 재해석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만들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부조리로 가득한 삶을 이해하고 포용하는데 도움이될 수 있다는 데 있다. 부조리한 삶 한 가운데 외롭지만 견뎌내고 버텨낸다는 그 자체만으로 인간은 위대하다고 말하는까뮈, 그로테스크한 형상으로 인간의 숨겨진 본성, 본질을 인정하고 바라볼 수 있는 용기를 주는 베이컨은 모두 ‘그럼에도 삶은 기꺼이 살아갈 만 하다는 것’을 각자의 영역에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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