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글은 휘모리잡가 에 나타나는 근대적 성격을 살펴보고자 작성되었다. 휘모리잡가는 사설시조에서 유래하였으며,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전반기까지 흥행한 노래로 연행 담당층은 공장(工匠)이었다. 대체로 잡가의 하위범주에는 ‘십이잡가, 선소리타령, 민요계열잡가, 휘모리잡가’ 등이 포함되는데, 이들 노래는 주로 광무대와 같은 무대공연, 활판본 잡가집과 SP음반, 경성 라디오 방송 등을 통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고 흥행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정황은 실증자료 분석을 통한 연구물로 확인되고 있다. 그런데 잡가의 근대적 성격과 관련된 논의 대부분은 잡가의 노랫말보다는 이를 둘러싸고 있는 배경이나 전후 맥락에 의지하는 경향성을 띠고 있다. 이는 잡가의 노랫말에서 ‘근대적 성격’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태생적 한계에 기인한다. 잡가는 기존에 향유되던 타 시가와의 갈래 교섭을 통해 노랫말의 일부(또는 전체)를 가져와 조(調)를 바꿔 부르거나 재편집한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원래의 노랫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휘모리잡가의 경우 이현익의 창작이 존재하며, 그의 노래 가운데 몇 편은 20세기 전반기 세태를 반영하면서 풍자를 표현기법으로 활용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에 필자는 휘모리잡가 가운데 을 연구대상으로 하고, 근대적 성격을 드러내는 다양한 지표 가운데, 정치적 폭력(위력)에 대응하는 민중(대중)들의 모습을 통해 작품의 의의를 도출하고자 하였다. 결론적으로 에는 기존 시가(詩歌)에 나타나지 않았던, 정치권력에 대한 민중의 비판과 풍자가 반전(反轉)의 수법으로 형상화되어 있으며, 20세기 전반기 민중들의 고단한 삶을 골계로 승화시키고 있었다. 또한 근대적 성격을 형상화하는 주체와 방식을 볼 때, ‘떠나는 사람’과 ‘돌아온 사람’이 아닌 재래적으로 살아온 민중들과 그들이 향유한 ‘잡가’를 통해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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