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요는 대표적인 기층음악이다. 형식적으로는 어떤 장르보다 단순한 구조를 포함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한국음악의 형식 논의는 민요로부터 시작되어야 함은 마땅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민요의 형식을 이론화하려는 노력이 없었으므로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민요의 형식을 정리하기 위한 연구 방법론을 고민하고, 민요 형식의 유형 분류를 시도해 보았다. 연구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민요의 악곡은 도입과 전개, 종지의 삼단 체제로 되어 있으며, 각 부분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독립 전개형, 도입-전개형, 전개-종지형, 도입-전개-종지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도입 부분은 구호형과 받는소리 반복형, 공식구형의 세 가지 방식이 사용되었으며, 특별한 도입이 없는 경우도 있다. 종지 부분은 구호형, 악기 연주형, 공식구형, 후렴형, 음악변화형, 언어나 효과 활용형으로 세분할 수 있으며, 다른 악곡으로 연달아 노래할 경우에는 종지가 없는 경우가 많지만 독립된 악곡으로 끝날 때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종지감을 형성하려는 경향을 갖고 있다. 둘째, 전개는 기본형을 2장단형이나 3장단형으로 보았으며, 변주반복형은 2장단형과 3장단형이 그대로 반복되거나 변주되어 반복되는 형태를, 조합형은 2장단형과 3장단형이 조합하여 이루어지는 경우를 묶은 것이다. 기본형은 악구 하나가 단독으로 사용되는 경우이며, 변주 반복형은 4, 6장단과 같이 확대되는 경우, 조합형은 2장단형과 3장단형을 함께 조합하여 5장단, 7장단과 같은 단위가 만들어지는 경우를 말한다. 또한 많지 않지만 1장단만으로 악구가 이루어지는 경우나 장단 단위로 끊어지지 않는 경우 등 다양한 사례들을 기타로 묶었다. 2장단형과 3장단형이 가장 기본단위로 선택된 이유는 대개 이 정도의 길이에서 한 호흡이 완결되기 때문이라 짐작된다. 마치 하나의 문장이 형성되는 단위와 같이 음악에서도 호흡을 끊어갈 수 있는 단위가 이 정도의 길이감으로 형성되는 것이다. 또 이 정도의 길이라야만 음악을 직업으로 삼지 않은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셋째, 민요는 완성된 악곡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대상이다. 즉 민요는 음악적으로는 토리와 장단, 형식, 시김새의 결합으로 구성되며 여기에 자신만의 가사를 얹어 부르는 것이다. 민요의 형식은 악곡의 가장 작은 단위에서 큰 단위까지 엮어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구조적 장치이다. 따라서 민요의 형식이 정해진 규칙대로만 구현되어야 하고, 악곡별로 정해진 형식틀이 존재한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민요에 있어서는 형식도 유동적일 수 있으며, 선택되는 요소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선택이 위에서 논의한 형식 유형 내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민요 형식에도 일종의 공식어법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