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서 교육의 공정성은 중요한 사회적 가치다. 교육과 교육의 일부인 입시와 관련한 논란이 제기될 때마다 중요한 판단 척도로 언급되는 가치는 공정성이며 이론적 토대로 제시되는 논의가 롤즈(John Rawls)의 정의론이다. 왜냐하면, 롤즈는 자신의 정의론을 공정으로서의 정의(justice as fairness)라고 명명하여 공정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롤즈의 공정성 개념을 활용하여 제시되는 한국 사회에서의 교육 정책 논의는 롤즈의 논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시된다. 왜냐하면, 롤즈의 논의를 교육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롤즈 논의를 공정한 기회균등(fair equality of opportunity) 원칙이나 공정성개념 부분에만 국한하여 제시함으로 오해를 야기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논문의 목적은 롤즈의 정의론이 말하는 교육에서의 공정성 실현이 무엇이며, 정의론의 공정성 논의가 교육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자 한다. 공정한 기회균등이 사회 구성원의 자존감 함양을 통한 평등한 사회적 지위 보장과 자아실현에 기여한다고 할 때, 교육에서는 이를 위한 최소한의 교육 성취를 목표로 하는 보편 교육을 지지하는 입장 그리고 재능과 능력의 다양성과 탁월성(excellency)을 인정하는 교육을 지지하는 입장이 롤즈 논의를 토대로 공존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공정한 기회균등 원칙은 사회 구성원이 민주적 시민으로서 사회적 지위를 보장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재능과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실질적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교육에 있어서 공정한 기회균등은 사회적 우연성의 영향력을 제거할 수 있지만, 자연적 우연성에는 무기력하여 천부적 재능과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교육 혜택을 향유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차등원칙(difference principle)은 이러한 교육 혜택이 사회적, 경제적 혜택으로 전이되지 못하게 함으로써 자연적 우연성의 영향으로 인한 불평등을 합당한 수준으로 제한하여 실력주의 사회(meritocratic society)가 아닌 민주주의적 평등(democratic equality)의 공정한 사회를 추구하게 한다. 이러한 롤즈 교육 논의가 한국 사회에서 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공정성을 확보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정표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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