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한국에서의 신세대론은 발전의 명분을 앞세워 반복적으로 제기되어왔다. 그 중에서도 X세대로 통칭되는, 1990년대 초반의 신세대에 대한 논의는 마르크스주의의 패퇴라는 시대적 흐름에 대응해 자본주의 소비문화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이 점에서 X세대는 하나의 연령집단이기보다 당시의 혼란스러운 사회상을 대변하는 명칭이었다. 다른 한편, X세대는 자유에 대한 문화적 상상력을 통해 기존의 진보적 정치담론과는 이질적인 방식의 리얼리티를 지향했던 사유의 주체를 의미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다수 지식인들이 제도적 민주화 아래 국가의 안정을 강조하면서 자유주의가 대두되었고 실질적 민주주의에 대한 논의는 유보되었다. 또한, X세대에 대한 비판은 급진적 상상력에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근거가 되었고, 신세대론 역시 자본주의의 일상화를 비판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자본과 근대에 기초한 기존의 리얼리티 구축을 극복하려는 변화의 흐름은 무시된 채 소비문화의 주체로서만 신세대의 성격이 부각되었던 것이다. 이런 흐름에서 마르크스주의의 극복에서부터 출발한 포스트모더니즘 역시 자본주의를 체념적으로 수용하는 시각으로 축소되었고, X세대의 문화를 통해 기획되었던 전복의 상상력은 신자유주의의 도래로 쉽사리 폐기되었다. 문화적 주체로서의 X세대와 포스트모더니즘을 중심으로 90년대 초반 이루어진 급진적 상상력은 세대 담론은 여전하지만 자본주의적 사유를 넘어서지 못하는 현재 시점에서 다시 검토가 필요하다. 그것은 87년 체제의 의미를 되살리는 동시에, 자본을 넘어선 가치의 체계를 구축하는 첫 걸음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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