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게이머(gamer)는 현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모순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주체다. 현대의 게임이 모순적인 이유는 경제적인 방식으로 쾌락을 작동시키거나 심지어 통제한다는 점에 있다. 20세기 후반부터 현재에 이르는 게임 산업/문화의 발달은 성장과 경쟁의 논리를 강화했다. 여기서 게이머는 성장하는 주체, 혹은 성장을 통해 경쟁에 임하는 주체로 나타났다. 게임에 몰입한다는 것은 현실을 방기하고 쾌락의 세계로 침잠한다는 뜻이 아니었다. 오히려 게임은 엄격한 자기규율을 통해 스스로를 성장시키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경제적 주체’의 수행과 연관되는 것이었다. 요컨대 게이머는 쾌락에 잠식된 중독자가 아니라 자기계발의 주체이며, 게임은 이러한 주체를 대량으로 요구하는 특별한 문화산업으로 등장했다. 이러한 점을 논증하기 위해 한국의 1세대 MMORPG (1998~)와, MMORPG의 경험을 재현한 게임 판타지 장르 소설 『달빛조각사』(2007)를 함께 분석했다. 를 통해서는 놀이가 자기규율을 작동시키는 양상을 살펴보았다. 그리하여 게임이 경쟁과 성장이라는 자본주의 적 가치를 내면화하는 지점을 포착했다. 한편 『달빛조각사』를 통해서는 게이머의 표상이 반영하고 있는 자본주의적 쾌락의 내용을 검토했다. 그럼으로써 게이머가 무한히 증식하는 자본, 그리고 ‘소외되지 않은 노동자’라는 환상을 표현하고 있음을 논증했다. 이렇게 MMORPG와 게임 판타지 소설을 함께 다룸으로써, 자본주의적 성장 및 경쟁의 논리가 어떻게 대중문화의 쾌락과 가치체계를 재구성했는지 살펴보았다.

Full Text
Published version (Free)

Talk to us

Join us for a 30 min session where you can share your feedback and ask us any queries you have

Schedule a c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