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논문은 서울 한양도성(漢陽都城) 내에서 출토된 15~16세기 청화백자의 기형 및 문양의 특징과 소비 양상에 대해 알아보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2000년대에 들어 서울도심재개발사업으로 추진된 서울 종로 일대의 발굴에서 다량의 조선시대 도자기가 발견되었다. 이 가운데 15~16세기 청화백자의 특징을 보이는 유물이 다수 발굴되어 조선 전기 청화백자 소비의 구체적인 사례가 확인되었다. 세종로(世宗路)를 중심으로 다수의 발굴이 이루어졌으나 조선 전기 청화백자가 출토된 유적은 궁궐과 관청 혹은 그와 인접한 일부에 해당한다. 특히 특수 계층의 거주지 및 관청으로 추정되는 청진동(淸進洞) 일대에서는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수의 청화백자 출토되어 주목된다. 또한 한양 최대의 상업 공간인 시전(市廛)과 궁궐유적인 종묘(宗廟)의 전교(前橋), 관청유적인 군기시터(軍器寺址, 중구 태평로 1가)와 연산군대에 장악원(掌樂院)이 들어선 원각사터(圓覺寺址, 종로 2가 파고다 공원) 등에서 소량의 청화백자가 발견되었다. 발굴 보고서를 중심으로 살펴본 결과, 한양도성 내에서 출토된 조선 전기 청화백자는 88건, 100여점에 이른다. 이들의 양식적 특징은 전반적으로 기존의 가마터 출토품, 전세품과 유사하다. 기종은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전접시와 호가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며 일상 용기 보다는 특수 기종 위주로 출토되었다. 고족배, 화분, 향로, 주사위, 장기알, 상형은 극소량이지만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기종(器種)이다. 문양은 기종에 비해 소재와 필치 등에 있어서 다채로우며 매화문(梅花紋)과 화당초문(花唐草紋)이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호의 경우 매화문 혹은 매죽문(梅竹紋)이 많이 나타며 전접시에는 시문(詩紋)과 어조문(魚藻紋) 등이 자주 시문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들 문양은 화원(畫員)이 직접 시문했다는 당시 기록과 부합하는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어 회화사(繪畫史) 연구에도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청진동 유적에서 출토된 은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품 및 우산리(牛山里) 9호 가마터 출토품과의 비교를 통해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에 실린 도해의 실물로 추정하였다. 관요(官窯)에서 생산된 청화백자는 공식적으로 왕실과 지배층을 위해 한정적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관요에서 만들어진 자기는 공식적으로 왕에 의해 하사(下賜)되는 한편 사옹원(司饔院) 관료의 비리에 의해 궁궐 밖으로 확산 되었다. 이와 같은 정황은 한양도성에서 출토된 구체적인 유물로 확인 할 수 있었다. 한양도성에서 출토된 관요자기는 출토수량으로 보아 하사품 보다는 횡령과 사번(私燔) 및 도난에 의해 유출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 청화백자가 출토된 소비유적인 관청 및 궁가(宮家), 고위관료의 거주지 등은 청화백자가 공식적으로 유통되는 과정에 노출되므로 청화백자가 출토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심수경(沈守慶, 1516∼1599)의 문집에 실린 시(詩)가 새겨진 전접시의 사번 사례로써 청진동에서 출토된 관요산 청화백자가 사옹원 관리의 사사로운 자기 제작 통해서 유출되었을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한편 조선산 청화백자와 동반 출토된 다수의 명대(明代) 민요산(民窯産) 청화백자는 조선 청화백자에는 부재하는 소형의 접시와 발과 같은 실용기가 대부분이다. 이로써 의례기가 주종을 이루는 조선 청화백자와 기종 및 문양의 차이가 있어 청화백자의 용도와 위상에서 동등하지 않았음을 추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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