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연구에서는 심포지엄 주제 ‘미술 중의 일상, 일상 중의 미술’에 맞춰 일상 속에서의 불교 건축, 특히 불전 공간을 다루어 보고자 한다. 승려의 임무는 ‘上求菩提 下化衆生’이므로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공간이 필요한 것은 지극히 당연하며, 이를 위하여 예배와 수행, 그리고 포교를 위한 불교 건축이 등장한다. 이러한 불교 건축은 신앙의 성격과 지역적, 시대적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여 왔다.BR 특히 불상은 다양한 尊格과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예배 및 의례의 방법 또한 다양하였고, 그에 따라 건물의 내부는 물론 외부공간까지 포함하는 많은 변화가 나타났다. 따라서 불상과 불전과의 관계는 불교미술의 성립과 전개 연구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에 본 발표에서는 佛殿 공간을 그 기능에 따라 불상의 안치공간과 불상 대상의 의례공간으로 나누어 공간의 구성 원리를 고찰하고, 삼국시대에서 통일신라시대에 건립된 사찰의 유구를 검토하여 고대 불전의 형식을 파악하며, 그 의의에 대하여 고찰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BR 먼저, 불상 등장 이후 불상을 엄격히 보호할 수 있는 안치공간의 필요성에 따라 담과 문, 회랑으로 둘러싸인 龕室形佛殿이 등장하게 되었다. 또한 그 형태는 석굴암처럼 중심 지향성이 강한 원형의 건축이 바람직하지만 목조건축의 제약 때문에 정사각형에 가까운 형식을 채용한 것으로 추정하였다.BR 둘째, 불교의 발전과 더불어 의례공간이 중요성이 커졌고, 이에 따라 안치공간의 주위에 의례공간을 설치하는 예가 나타났다. 석굴암의 전실, 황룡사 중금당과 사천왕사의 금당은 대표적인 예로써 특히 후자는 기단 아래에 전돌을 깐 차양칸을 설치하여 예불공간을 마련했으며, 대규모의 의식은 강당 또는 마당을 이용한 것으로 해석하였다.BR 셋째, 기존의 안치공간을 둘로 나누여 의례공간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상정되었다. 이 경우에는 단일 평면에 2개의 공간이 병존하므로 2 공간의 결계가 분명해야 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통일신라시대에 건립된 화엄사와 법광사의 불전은 그와 같은 요구에 맞춰 내진을 담과 문으로 둘러싸서 외진과 확연히 구분하였으며, 의례공간의 확보를 위하여 정사각형에 가까운 형식이 널리 유행한 것으로 이해하였다. 또한 차양칸이나 내부에 감실을 설치한 불전은 안치공간에서 예불공간으로의 변화 가운데에서도 안치공간으로서의 성격을 강하게 유지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BR 이러한 불교 건축의 공간은 한국에서 독자적으로 고안된 것은 아니며 중국 나아가 인도의 불전에 그 기원이 있을 것임은 물론이다. 또한 고대의 불전이 전혀 남아있지 않으며, 또한 건물의 다양한 변형 가능성을 고려하면, 필자의 결론은 극히 일부의 사례에만 적용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고대에 이미 안치공간에서 의례공간으로의 변화가 있었던 것은 틀림없으며, 이러한 변화가 불상과 공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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