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코로나바이러스의 범유행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마스크를 둘러싸고 사회정치적으로 많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논란을 이해하기 위해서 넓은 의미에서 얼굴을 가리는 가면의 역사를 통시적으로 살펴본다. 연구의 핵심은 가면이 정체성 형성이나 변신 등의 문제와 관련해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변화 과정을 거쳐왔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본 논문에서는 먼저 가면 착용을 통한 변신의 의미 및 가면과 정체성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가면과 얼굴을 가리키는 개념의 어원 변천사를 추적한다. 이로써 가면이 어떻게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변화에 반응해왔는지를 드러내고, 마스크를 둘러싼 현대사회의 다양한 담론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다음으로 고대부터 중세를 거쳐 18세기 말에 이르기까지 가면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부여받으며 정체성 문제에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본다. 세부적으로는 고대 초기의 디오니소스 숭배의식과 연극에서 사용된 가면 그리고 이집트의 데스마스크를 비롯하여 중세 신비극의 가면이 고찰대상이 되며, 르네상스에서 근대 직전까지의 코메디아 델라르테의 가면과 베네치아의 바우타 가면도 논의의 대상에 포함했다. 이러한 통시적인 연구를 통해 인류 초기에 변신을 가능하게 하고 동물신이나 망자와의 접신을 가능하게 했던 가면이 어떻게 점점 신성한 의미를 상실하며 세속화되고 부정적 의미를 획득하게 되었는지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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