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형식담은 다른 설화들과 달리 이야기 규범을 문제시한다. 이 논문은 형식담의 수용자들 즉, 비물질적 자원인 이야기 규범을 공유하는 공동체에 대한 연구로, 형식담을 향유하는 공동체가 어떤 이야기 규범을 공유하고 있는지, 그것을 공유하는 과정이나 방법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먼저 이 논문에서는 기존논의에 힘입어 형식담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한다. (1) 마무리 규범 파괴 유형은 이야기의 끝을 맺는 형식적 관습을 문제시하고 (2) 세계 구성의 규범 파괴 유형은 이야기 내부의 인물이나 상황 설정의 관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3) 두 가지 유형이 혼합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현실 세계의 침입을 허용하거나 현실 세계와의 비교를 통해 허구 세계의 독립성과 통일성을 문제 삼고, 그 완전성과 완결성을 의문시한다는 것이다. 허구 세계의 완전성과 완결성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였던 청자들은 형식담의 연행 과정에서 놀라움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기대의 위반이 드러날 때, 기대가 예상과 다르게 펼쳐질 때 가지는 정서이다. 기대를 가지게 하고 그것을 저버리는 형식담의 화자들은 청중에게 일종의 신뢰할 수 없는 화자가 된다. 결국 형식담은 기대에 부응함으로써가 아니라 기대를 저버림으로써 이야기에 대해 기대하는 바를 드러낸다. 역설적이게도 신뢰할 수 없는 화자가 신뢰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드러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논문은 형식담의 공동체가 가지는 특성을 반성적 이야기 문화를 형성한 데에서 찾는다. 반성적 이야기 문화의 공동체는 반영적 공동체와는 다르다. 반영적 공동체가 설화에 대한 막연하고 유아적인 사고를 하는 데 비해, 반성적 공동체는 설화를 대상화하고, 설화의 외부에서 사고할 수 있으며, 자신들이 설화를 그렇게 인식하고 있음 또한 자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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