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경주 남산에 위치한 칠불암은 통일신라기의 전형적인 양식을 보여주는 항마촉 지인의 본존불을 중심으로 하는 마애삼존불과 그 앞 방형석주의 사면불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사면불 중 동면에 약합을 든 약사불이 등장하여 학계의 큰 주목을 받아 왔다. 그런데 이곳 칠불암에서는 종래 잘 알려진 위의 불교 조각뿐 아니라, 석판에 불교 경전의 원문을 새긴 석경편이 함께 발견되었다. 이 석경편들은 『金剛般若波羅密經』(鳩摩羅什譯, T.235, K.0013)과 『藥師琉璃光如來本願功德經』(玄奘譯, T.450, K.0177)의 전체를 여러 석판에 나누어 새긴 것으로, 그 파편 중 일부가 전하는 것이다. 이 석경편에 대해서는 학계에서 그 존재에 대해 간단히 언급할 뿐, 그 기능 및 조성요인, 관련 불교의례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가 이루어진 바 없다.BR 본 연구는 칠불암 석경편을 상세히 분석하여, 석경과 불교조각의 배치 및 장엄방식, 불교 조상과 석경과의 관계, 당시 불교신앙과 의례에서의 활용 등을 고찰한다. 칠불암에 조성된 불교 조상 중에서 약사불을 중심으로 하는 석주의 사면불은 『금강경』과 『약사경』석경과 긴밀히 연관되어, 약사신앙이 중심이 되는 불교의례를 위해 함께 계획되고 조성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불교 신도들은 동면에 약사여래가 크게 조각된 사면불을 右繞하면서 예경하고 『약사경』과 『금강경』의 독송을 행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칠불암 석경편들의 존재는 8세기 통일신라시대 불교도들이 불교신앙 및 의례에 불교 존상에 대한 예경과 더불어 불교 경전을 활용한 송경의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주는 소중한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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