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사람의 대한국 이미지가 ‘미국의 반식민지’, ‘경제성장’, 한류로 대변되는 ‘대중문화’라고 할 때, 이것을 어떻게 논리적으로 연결하여 이해 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베트남 역사교과서를 분석하였 다. 역사교과서는 그 시대의 통치이념과 정치의식, 국가관, 사회윤리, 대내외 인식 등이 체계적이며 총체적으로 압축된 저작물로서, 역사교과서를 통 해 역사 학습을 한 베트남 사람의 한국과 주변국에 대한 인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베트남 초·중등학교 역사교과서 의 현대사 중에서 한국에 대해 서술한 내용을 주변국 중국, 일본과 비교하 였다. 이와 함께 한국, 중국, 일본이 각 역사교과서의 목차 상에서 어떤 항 목에 위치하고 있으며, 어느 정도의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지도 살펴보았 다. 그 결과, 베트남 역사교과서의 한국에 대한 기술은 그 내용이나 분량, 그 리고 그 형식면에서 지나치게 간략하다. 특히 제시된 사진 자료는 베트남 역사교과서를 통해 형성될 대한국 인식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베트남 정부에 대해 보다 객관적이고 균형 있 는 역사의식을 요구해야 한다. 그리고 식민지의 낙후된 이미지에서 곧바로 경제성장으로 이어지는 이미지는 ‘의외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자주독립 없이 ‘반식민’ 상태에서의 경제성장은 겉은 화려하지만 내부는 불안정한 이미지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논리성’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는 더디더라도 자주독립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 기를 의도하는 베트남에 논리적인 당위성을 부여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