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농업의 역할만을 담당해 왔던 농업, 농촌, 농민의 공익적 가치는 최근 사회적 농업이 강조되면서 전세계적으로 농업․농촌의 다원적 가치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러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02년 여러 세대에 걸쳐 축척된 농업, 생태계, 지식‧기술, 사회‧문화, 경관 등의 구성요소와 이들의 상호작용을 포함하는 복합적 시스템인 세계농업유산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2012년 사라져 가는 전통적인 농어업시스템과 경관 및 기법 등이 결합된 유산자원을 발굴‧보전‧계승하기 위해 국가농어업유산 지정제도를 도입하였다. 이러한 제도들은 농업의 다원적자원의 보전과 생물 다양성의 증진으로 지역농업유산의 체계적 보존․관리, 지역 농업과 주민의 정체성 확립, 지역 농업유산의 관광 자원화, 지역농업유산의 세계화를 통해 농촌지역의 경쟁력 향상과 지역주민의 삶의 질에 기여할 것이다. 21세기 들어 유럽에서는 다양한 사회변화와 사회적 요구들, 그리고 지역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에 대한 의식이 제고되면서 지역사회의 문제를 박물관을 통해 해결하려는 에코뮤지엄 운동이 전개되었다. 이는 황폐화되고 있는 농촌지역 공동체나 미래세대의 자긍심 고취를 통한 지역 정체성 확립과 더불어 급격한 도시화로 인한 농촌사회의 붕괴 및 이농현상, 농산물시장 변화에 따른 도시와 농촌의 경제적 불평등, 자연보호사상과 환경유산의 보전의식 등 지역농촌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러한 두 가지 개념에 주목한 본 연구는 국가중요농업유산의 역동적 보전‧활용 및 지역경제 활성화 대안으로서 에코뮤지엄 도입방안에 주목하고, 이를 소외된 지역에 접목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였다. 특히 최근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 유유동은 사라져가고 있는 유․무형 양잠농업유산,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변산반도의 천혜의 생태계, 주변자연과 뽕나무의 우수한 경관 등 농업자원이 풍부한 지역으로 농촌형 에코뮤지엄의 핵심요소인 ‘유산’,‘주민참여’,‘박물관활동’의 관점에서도 적합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유유동은 ‘유산’측면에서 전통토석잠실, 산뽕군락지, 다양한 생태 및 자연환경, 전통양잠농업 장인 등이 우수하였다. ‘주민참여’부분에서는 젊은 귀향주민과 귀촌인이 중심이 된 자치위원회활동, 전통양잠농업유산 보존의 지, 자발적인 축제운영 등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박물관 활동’분야는 누에타운특구에 위치한 다양한 양잠관련 하드웨어와 뽕나무 경관, 주변 문화재 등이 농촌형 에코뮤지엄 구성에 매우 적합한 환경으로 분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