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미는 관념이 아니라 민족력, 국가력과 함수관계에 있는 현실적인 ‘文化力(culture power)’이다. 자주적인 역사발전이 오랫동안 저해 당해왔고, 영토의 많은 부분을 잃어버렸으며, 외부문화를 비자발적으로 수용했고, 외부문화에 수동적으로 편입되었다. 그 때문에 자기문화에 대한 자의식이 약할 뿐만 아니라 (identity)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갖지 못했다. 따라서 정체성이 왜곡되고, 사실이 은폐되고 단절된 우리문화를 규명하고 이해하는 데 예술의 역할이 크다. 우리 예술과 美에 대하여 통념과 왜곡이 적지 않았다. 특히 본고에서 주제로 삼는 고구려의 미 또는 미학은 말살되거나 왜곡되었다.BR 본 연구는 첫째, 우리 美의 본질과 특성은 무엇인 가? 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질문한다. 둘째, 한국미의 중요한 부분이며, 의미를 지닌 ‘高句麗 美’가 생성된 배경을 이해하다. 그를 위해 자연환경과 고조선 계승성 등 歷史的환경을 살펴본다. 셋째, 고구려의 미는 무엇인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전성기의 고구려는 하나의 국가영토 안에 색다른 자연환경, 이질적인 문화가 공존하면서 복합적인 역사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하나가 잘게 쪼개져 흩어진 다양성이나 이질집합체가 아니라 여럿이 모여 다름을 유지하면서 하나로 모이는 다양성을 지닌 다문화국가 다문화체제가 되었다. 또한 독특한 성격을 창조한 후에는 주변지역으로 전파하는 배급처 역할을 하는 ‘혼합문명’의 성격을 지닌 국가였다.BR ‘고구려미’를 몇 가지 단어로 정의한다. ‘자의식과 자유의지’‘다양성과 고유성’‘동중중’‘至美와 소박’‘상생과 조화’‘합리와 서정’이다. 이러한 고구려 문화와 미를 통해서 우리역사와 문화예술을 총체적 전일적 통일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고구려가 멸망하면서 문화 예술에 변질이 생겼다. 만주 지역의 자연환경과 종족 생활 등 인문환경을 상실하면서 북방문화와 연결된 문화와 예술의 내용과 형식들이 불완전하게 계승되었다. 또한 군사정치적인 패배로 인하여 정체성에 균열이 생기고, 자의식이 약화되었다. 따라서 고구려의 미는 발해와 신라가 계승하였지만,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