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논문은 여성의 다름에 주목하는 현대의 페미니즘 관점에서 우리나라 여성학계 및 여성운동의 형성과 발맞추어 나간 김인순의 페미니즘 작업을 다시 읽어보려는 시도이다.<BR> 한국 페미니즘 미술사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던 1990년대에 포스트모더니즘 이론을 미술비평 방법론으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1980년대 한국의 사회정치적 상황과 한국 여성주의의 발전에는 무관심한 채로 김인순과 민족미술협회 여성분과의 작업은 여성성과 여성미학이 결여된, 민중미술 흐름의 일부로 번역되었다. 여성을 이중으로 억압하는 현실이 바로잡히길 갈망했던 김인순의 작업을 단지‘ 민중미술의 일부로서의 여성미술’로만 해석하는 시각은 그 안에 담긴 페미니즘 인식을 가리어 결국 여성미학이 결여된 정치투쟁적 미술로서 받아들이게 만든다.<BR> 우리는 페미니즘의 다양하고 동등한 이론들을 빌려와 우리 사고의 균형 감각을 되찾고, 소외-지배 이데올로기와 결별하는 방식으로 한국 페미니즘 미술사 지형도를 다시 그릴 수 있다. 본고에서는‘ 여성의 다름’과‘ 한국 여성이라는 공통점’의 간극을 조정하기 위해, 양극을 화해시키는 방법으로써 김인순의 작업을 읽어보려 한다. 성·계급·민족의 문제를 교차하는 방식으로 김인순의 작품을 다시 읽어나가면 이것이 한국의 역사적·시대적 맥락 및 사회·경제적 계급 속에 위치한 여성의 삶과 한국 여성의 페미니즘 인식에 관한 것이라는 점이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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