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장정일의 문학은 1990년대 포스트모더니즘 담론의 시대적 적절성 및 유효성을 따지는 논쟁의 맥락에서 그 가치가 평가되어왔다. 그러나 이 글은 대학생 집단에 합류함으로써가 아니라 독학을 통해 문학에 입문한 장정일의 예외성, 포르노그래피 쓰기로 요약되는 창작방법론 등을 중심으로 그의 서사 자체에서 발견되는 긴장 및 대립의 구도를 발견하려 하였다. 이로써 포스트모더니즘 이론의 차원에서 장정일의 소설을 읽기보다, 장정일의 소설이 어떻게 포스트모더니즘 담론과 만나게 되는가를 살피고자 하였다. 주요 논점은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키치적 향유의 의장(意匠)’에 부합하는 방향의 서사가 완성되기까지 선택되고 배제된 서사 간의 긴장 관계를 다룬다. 본문에서는 어머니의 서사가 은폐되는 대목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이념’의 아우라에 의해 가려져 있었던 ‘생활(노동)’의 공포와 관련된다. 두 번째는 장정일 소설에서 점차 외설적 삽화의 양이 증가하고 수위가 강해지는 현상을 다룬다. 앞 절의 논의에 이어 본문에서는, 생활에 대한 공포를 ‘포르노그래피’로의 경사, 즉 ‘생식과 무관한 성’에 대한 환상과 연관시켜 논의하였다. 마지막 장에서는 순수관념으로 현실을 포섭하려는 태도에서 유래한 문학적 딜레마를 살피고, 그 딜레마가 1990년대 문단의 위기의식과 공명하는 것임을 밝힌다. 이로써, 장정일의 문학은 이념 시대의 끝자락에 남은 후위(後衛)의 공포가 전위(前衛)의 환상으로 전치된 것임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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