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원효는 『기신론』을 주석하기 전에 이미 『능가종요』를 짓고 『능가경』의 사상에깊은 이해를 갖고 있었다. 그는 『기신론』을 주석할 때 심생멸문의 주석에 집중적으로 『능가경』을 인용한다. 이는 원효가 『기신론』의 심식설이 『능가경』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본 것을 의미한다. 현존하는 산스크리트본 『능가경』 기준으로 제2장과 제6장에서 집중적으로 인용한 것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능가경』 제2장은 『능가경』의 독특한 심식론을 설명하는 부분이고, 제6장은 여래장과 알라야식의 동일성을 최초로 설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본고에서는 원효가 『기신론』 심생멸문의 두 문장을 주석하면서 인용하는 『능가경』 경문을 중심으로 『능가경』 인용의 구체적 양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원효가 긴 문장의 일부만 취하거나, 산스크리트 원문의 개념과는 다른 개념으로 해석하거나, 산스크리트 문장에는 없는 한역본만 추가된 용어에 근거하거나, 산스크리트 원문과는 완전히 다른 맥락의 한역에 근거하거나, 긴 단락의 일부만 선택적으로 취사하여 인용하여, 경문의 의미를 바꾸고 그것을 경증으로 활용하는 양상을 보았다. 이러한 인용 방식으로 인해, 『능가경』 경문은 원문의 맥락에서 벗어나 다양하게 변용되거나 재해석되거나 심지어 왜곡되었다. 원래는 상대적인 유적 특징을 의미하는 단어가 ‘진상’으로 번역되어 ‘망식’에 대비되는 ‘진식’의 의미로 사용된다. 윤회의 과정에서 연속성을 의미하는 단어는 생멸에 대비되는 ‘불생불멸’의 의미로 변용된다. 삼매를 정의하는 용어가 ‘일심’으로 번역되어, 심진여문과 심생멸문의 두 측면을 가진 ‘일심’의 경증으로 사용된다. 이러한 원효의 『능가경』 인용방식은 인도찬술경전의 이해와 해석을 둘러싼 동아시아적 변용 과정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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