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자신의 사상과 정감을 보다 형상적이고 함축성 있게 표현하기 위해 고려 문인들은 한시창 작에서 중국 역사 인물을 비롯하여 중국의 고사, 전고 등을 즐겨 사용하고 있다. 『동문선』 에 수록된 한시들도 예외가 아니다고려 한시에 등장하는 중국 역사 인물은 주로 중국의 역대 제왕장상(帝王将相)에 집중되어 있는데,그 가운데서 주목되는 것이 진시황(秦始皇), 수양제 (隋炀帝)와 당현종(唐玄宗)이다. 고려 문인들은 이 세 제왕을 특수한 유형의 제왕으로 분류하 고 있는데 선하고 어진 정치와 “예(禮)”로 나라를 다스린 요순이나 혜안으로 인재를 적재적소 에 사용하여 한나라를 세운 한고조, “정관지지(贞观之治)”로 강대한 당나라 미래 발전의 창창 한 앞날을 연 당태종(唐太宗)과는 다른, 사치와 부화의 극치, 주지육림(酒池肉林)과 방탕한 생활로 나라를 망친 제왕으로 보고 있다. 고려 문인들은 한시에서 이러한 제왕들의 역사적 교훈을 시화(诗化), 형상화하면서 고려왕실은 그들의 역사를 거울로 삼고 거기에서 피의 교훈 을 섭취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유학자로서의 높은 사회책임감을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타산지석(他山之石)”, 즉 중국의 피의 역사를 교훈으로 삼으려는 강렬한 역사 실용주의와 공 리주의적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한시창작에서 고려 문인들이 제왕을 중심으로 한 중국 역사 인물을 자주 등장시킨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상기 중국의 피비린 역사를 거울로 삼으려는 의도와 함께 고려 시기에 고양하기 시작한 민족자주의식과 그에 따른 민족의 역사 의식의 강화 등을 또 그 주된 원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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