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연구에서는 이성복 초기시의 특징을 서정과 서사의 구조를 중심으로 고찰해 본다. 그는 첫 번째 시집에서 ‘부패에 대한 연구’라고 하는 병리학적 관점을 통해 가족과 사회의 몰락상을 절망적인 시각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의 시의 독창성은 부분과 전체를 제어하면서 서사적 장치를 통해 서정을 감동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형상화할 수 있었던 방법론에 자리 잡고 있다.<BR> 특히 각각의 시집에서 첫 번째 시와 마지막의 시는 서사에서의 발단과 결말이라고 하는 핵심적인 임무를 수행하고 있고, 나머지 시들은 중간에서 전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그의 시적 전략의 핵심은, 개개 시편들의 다양한 갈등과 긴장의 양상을 통해 ‘서정성’을 극대화한 뒤에 그 갈등의 극복과 해소는 전체 시에서 고도로 조직화된 ‘서사성’을 통해 완수한다는 점에 있다. 즉, 세계와의 불화로 발생하는 화자의 번민은 서정을 불러일으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전체 시집의 배열은 이러한 서정적 갈등을 화자의 성장기와도 같은 여러 시편의 서사적 질서를 통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BR> 이처럼 각 시집 내의 개별 텍스트들은 외부 세계와의 갈등을 미적으로 다양하게 형상화하고 있다. 그것이 서정이다. 그 불화의 양상을 해소하기 위해 시적 자아는 시적인 여정에 돌입하여 부단한 탐색과 모색을 하게 되고 인식의 전환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 그것이 서사의 역할이다. 그는 각 시집 내의 개별 시들 사이에 치밀하게 계산된 서사적 질서를 부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시집들 사이에서도 그러한 체계성과 유기성을 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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