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글은 진은숙(Unsuk Chin, 1961-)의 ≪이중협주곡≫(Double Concerto for piano, percussion and ensemble, 2002)의 진정한 예술적 의미를 탐구하기 위한 연구다. 이 작품은 피아노와 타악기로 이루어진 솔로와 앙상블 악기군 그리고 인도네시아 가믈란 악기 사용에 의한 독특한 음색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그간의 평가는 서양과 비서양 문화의 병치나 공존에 따른 이원적인 측면에 편중되어 있었고 이는 진은숙의 창작 방향과 매우 상반되어 있었기에 작품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접근을 요한다. 연구자는 이 작품의 핵심은 단순히 문화적 혼종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악기 소리의 배합과 치밀한 세공을 통해 균질한 사운드에 이르는 것이라 보았고, 이를 이해하기 위해 미학적인 키워드인 ‘동질화’ 개념을 제시하였다. ≪이중협주곡≫ 분석 결과, 동질화는 전략이라는 맥락 속에서 드러났으며 크게 다음의 세 가지 방식이 점진적으로 도출되었다. 첫째, 진은숙은 관습부정론 미학관에 따라 서구 전통협주곡의 양식을 재설정하여 솔로와 앙상블 악기군이 대조의 관계가 아닌 상보적 관계로 바꾸어 대비의 간극을 좁히고자 했다. 둘째, 이중 솔로 내의 구분을 모호하게 하기 위해 악기 원래의 맥락을 탈피한 프리페어드 피아노 및 타악기 소리의 세공과 배합을 고려한 하이퍼 악기를 구축하였다. 셋째, 변형된 악기군을 토대로 비서구권 가믈란 악기 활용 시 서구 악기군과 동등한 비중으로 협력하여 합주되어 각 문화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었으며, 선율과 리듬의 영역에서 서구식 음정과 오스티나토 체계로 환원되어 균질한 소리로 이어지게 하였다. 이러한 동질화 전략을 미루어 볼 때, ≪이중협주곡≫은 작곡가 진은숙의 ‘양가성의 전복 의식’이 표현된 것으로서 ‘이중’ 악기의 경계가 사라지고 독주자의 포지션이 오케스트라의 전경이 아닌 앙상블 속으로 들어가게 되어 실제 음악에서는 단일한 악기가 복합적인 사운드를 내는 듯한 ‘착청’(Auditory illusion) 효과를 역설적으로 보여준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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