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인도네시아’(이하: 인니) 지역 한인 시에 담긴 징용의 기억을 비교 분석하는 일은 디아스포라 연구 분야에서도 가치가 있다. 이 연구의 목적은 기존 논의의 사각지대를 메움으로써 재외한인 문학의 폭을 확대하는 데 있다. 이 연구에서 는 기존 일본지역에 국한돼 논의돼온 징용의 주제를 적도 지역으로까지 확장하 는 새로운 시도를 진행한다. A·아스만이 '회상'과 관련하여 주장한 기억 활력론에 입각하여 이 사안을 새로이 읽는다. 연구의 과정에서 아래의 결론이 도출 됐다. 첫째, 총련계 재일조선인과 인니 한인 시인은 자신이 발 디딘 상황 속에서 선 세대의 징용을 회상하고 활성화하려 했다. 그러나 그 회상의 기반이 서로 달 랐다. 회상 내용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다는 뜻이다. 총련계 재일조선 인에게 기억의 가장 큰 동기는 복수였다. 반면 인니 한인에게는 애도나 추모가 더 먼저였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총련계 재일조선인은 기억의 참상을 자주 증언 형식으로 재현했다. 그러나 인니 한인은 신세 한탄이나 연민을 앞세웠다. 둘째, 두 주체에게 징용의 공간은 노예의 공간처럼 기억됐다. 그것은 총련계 재일조선 인에게는 ‘갱도’, ‘다코베야’의 공간으로 인니 한인에게는 ‘무덤’ 등의 자리로 나 타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인니 한인의 시에는 조선인 군무원 이야기가 시작 되는 부분에서 침묵이 감돌고 있다. 그것은 총련계 시와는 다른 내성적 목소리 를 드러내는 순간이다. 이는 총련계 시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살이 찢기고 가정 이 파괴되는 징용 사태에 대한 기억 속에서는, 공화국이나 수령에 대해 맹목적 으로 추종돼 왔다고 알려진 그들의 문학적 관성은 때때로 유예되기도 했다. ‘일본-남양-인니’ 지역으로 건너간 징용자들의 기억을 읽어낸 이 문학적 고찰 은 역사 사료만으로는 잡히지 않는 하나의 목소리를 감지시킬 수도 있다. 그 점 에서, 이 연구는 징용 주제에 대한 문화기억학으로 외연 확장을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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