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이고 언론 개혁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지만 학술적 차원에서 민주주의와 언론의 관계를 다룬 이론적, 경험적 연구는 의아할 정도로 빈약한 실정이다. 조항제 교수의 저서가 반가우면서도 특별하게 여겨지는 이유다. 특히나 후견주의, 권력화, 정치병행성 등등 일정한 시기나 국면, 영역에서 언론-정치 관계의 특징적 속성들을 기술·설명해 온 개념이나 이론들을 ‘미디어화’의 우산 아래 통합해 낸 후 1987년 민주화 이후 30년에 걸친 민주주의와 언론의 역사를 해석해 내려 했다는 점은 이론적 측면에서 큰 진전이라고 평가할 있다. 여기에 더해 제시된 언론의 권력화 모형과 보수언론의 권력 모형도, 미디어화와는 별개로, 언론과 정치의 관계를 분석하는 틀로서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미디어화’는 보편성을 획득한 이론이라기보다는 ‘맥락화’를 통해 ‘구체성’을 획득해야 하는 이론적 관점 혹은 접근 방식에 가깝다. 따라서 분석 대상에 따라 개념의 의미나 구성 요소를 구체화하는 이론화작업이 필요한데, 조항제 교수의 저서에서 그런 성과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그가 이번 저서에서 우리나라의 언론-정치 관계를 분석하기 위한 이론적 틀로서 미디어화를 도입했지만 실제 분석에서 제대로 적용하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비록 미디어화의 이론적 타당성이나 유효성에 동의하더라도 이러한 이론과 경험적 분석의 괴리는 여전히 채워져야 할 공백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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