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글은 김내성의 첫 장편소설이자 추리소설인 『마인魔人』(1939)이 당대 독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었던 요인을 다각도로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추리소설의 불모지였던 한국 문단에서 『마인』의 인기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추리소설은 번안물/번역물정도가 전부였던 당시에 김내성은 말그대로 추리소설을‘개척한’작가이다. 그러나 김내성은 1940년대 이후 여러 편의 대중소설을 창작해 높은 인기를 구가하였고 그의 작품들은 라디오와 텔레비전 드라마, 영화로도 각색되어 한국 대중문화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김내성의 문학 이력 전체를 고려한다면, 그를‘한국 추리소설의 대명사’로만 지칭하는 것은 그가 이룬 성과들을 오히려 한정하는 것이다. 이는 또한 『마인』의 성공 요인을 ‘대중문학’의 관점으로 접근할 것을 재고한다. 실제로 ‘추리 요소의 부재’를 한계로 지적받는 『마인』을 완성도 높은 장르문학으로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인魔人』이 내재한 대중적 요소들에는 ‘광의의/방계적/변격적인’ 추리소설을 지향한 작가의 소설관,‘ 통속성’이 아닌 ‘대중성’을 강조한 작가의 문학관이 반영되었다 할 것이다.이에 본고는 『마인』의 대중적 성공이 크게 세 가지 요소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첫 번째는 주인공인 탐정 유불란의 성격이다. 유불란은 논리보다는 직관에 의존하고, 사건을 해결할 때는 한 발 늦거나 잘못된 예측을 내놓는 문제적인 탐정이다. 유불란은 결코 유능한 탐정이 아니다. 그러나 유불란이 보여주는 어리숙함과 헛점들은 『마인』에 ‘유머’를 부여한다. 종종 발생하는 유머러스한 상황들이 유불란의 이러한 성격으로 인해 작품에 자연스럽게 제시될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멜로드라마적인 요소와 이의 배경이 되는 도시 경성이다. 작품 인물들의 거개가 연애의 삼각 구도를 형성하고 있고 이들의 관계는 ‘가상의 도시’경성에서 펼쳐진다. 『마인』 속의 경성은 당시에 실제하지는 않았으나. 외국영화들을 통해 대중들에게는 익숙한 화려함과 역동성을 지닌 도시이다. 그렇기에 대중들에게 낯익되 낯선 경성의 풍경은 극장 체험에 버금가는 흥미를 선사할 수 있었다. 세 번째는 작품 속에 숨어 있는 ‘필자’의 목소리이다. 이 역시 극장의 ‘변사’와 같은 역할을 하며 독자에게 인물의 감정이나 배경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필자의 목소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독자와 직접 소통하며 서사와 사건의 진행을 입체적으로 전달한다.살펴보았듯, 김내성의 『마인』은 추리소설로서의 완성도를 성공의 척도로 보기는 어려운 소설이다. 그러나 탁월한 감각을 지닌 대중문학 작가로서의 김내성은 추리소설인 『마인』에 ‘유머소설’, ‘연애소설, 대중문화의 첨병인 영화적 요소를 녹여내여 대중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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