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논문은 ‘느린 영화’의 관점에서 차이밍량의 ‘행자’ 시리즈가 실행하는 영화 미학과 그 바탕으로서의 ‘매체적 시간성’을 고찰한다. 차이밍량의 ‘행자’ 시리즈는 그의 전작 장편 극영화들이 보여 온 롱테이크의 시공간성을 집약하면서 관객에게 새로운 영화적 체험을 안기고 영화의 시간성에 대한 물음을 일으킨다. , , 으로 이어지는 차이밍량의 ‘행자’ 시리즈는 극단적 느림을 독특한 영화미학으로 탐구하는 실험적 영화 연작이다. 승려의 옷을 입은 한 남자가 아주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을 오래도록 가만히 고정된 롱테이크에 담아 보여주는 쇼트들의 모음으로 이루어진 이 영화들은 동시대 세계영화의 주목할 만한 경향인 ‘느린 영화(slow cinema)’와 궤를 같이 하면서, ‘왜 느린 영화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게 한다. 차이밍량 ‘행자’ 시리즈의 극단적 ‘느림’은 ‘움직이는 이미지’의 매체로서의 영화를 달리 보게 한다. 피사체와 카메라 모두의 움직임을 지극히 제한함으로써, 이 영화들은 움직이는 이미지 속에 내재한 수많은 ‘정지된 이미지’들을 감지할 수 있게 해주며, 그럼으로써 영화를 ‘시간의 체험’으로 감각하게 한다. 그것은 ‘성찰의 영화’와 ‘사색적인 관객’을 만드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왜 느린 영화인가?’라는 물음은 그래서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으로 이어진다. 차이밍량의 ‘행자’ 시리즈가 현재 세계와 영화미학에 주는 체험과 발견은 영화의 매체미학적 가능성을 새롭게 보게 한다. ‘행자’ 시리즈와 더불어 차이밍량은 ‘느린 보기’ 속에서 삶과 영화에 있어서 새로운 미적인 것을 찾고자 한다. 차이밍량의 ‘행자’ 시리즈 영화들은 영화 매체가 그 기원으로부터 지닌 ‘움직임’과 ‘정지’ 사이의 관계를 매우 단순하고도 의미있게 인지하게 한다. 영화란 정지된 이미지들의 연속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감각적으로 체험케 하며, 그럼으로써 영화의 매체성을 성찰하게 한다. ‘행자’ 시리즈는 ‘영화적인 것(the cinematic)’을 ‘영화적 느림’ 속에서 구하고자 하는 시도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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