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해방 이후의 한국인 및 한국문학에 실존주의가 끼친 영향은 아주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영향은 오늘날까지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 논문은 실존주의의 한국적 영향력이 사르트르에 집중되고 있음을 밝히고 사르트르 실존주의 및 그 문학적 이론인 앙가주망론이 수용되거나이해된 경로를 추적하여 그 이해 양상을 밝히고자 했다. 사르트르 실존주의는 해방 이후 세 가지 경로를 통해서 수용되었다. 첫째는 해방 직후새로운 이념형을 모색하는 차원에서였고, 두 번째는 6.25 전쟁의 참화가가져다 준 정신적 공황을 대변할 수 있는 철학을 만났기 때문이었고, 세번째는 참여문학론의 목청이 드높아지는 정황 속에서 참여문학론의 대표격으로서 앙가주망론이 검토된 경우였다. 이 아주 이질적으로 보이는 세 가지 경로에서 한국인들은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동일한 의지에 의해 실존주의로 이끌렸으니, 그것은 새로운 생의 의지를 실존주의가 제공해준 덕분이었다. 따라서 ‘허무’, ‘절망’의 철학적 대응물로서의 실존주의라는 종래의 상투적 인식은 수정되어야 한다. 다른 한편, 실존주의, 특히 사르트르 실존주의는 첫 번째 경로와 세 번째 경로에서 모두 비판되었는데, 그 근거는 모두 ‘주관적 관념론’이라는 판단에 의해서였다. 그런데 이 판단의 정치적 배경은 극단적으로 상이했는데, 첫 번째 경로에서의 사르트르 비판은 공산주의에 근거한 것이었던 데 비해, 세 번째 경로에서의 사르트르 비판은 그의 앙가주망론이 공산주의에로 경사될 것을 우려한 반공주의적 태도에 의한 것이었다. 이 정치적으로 상극인 두 입장이 함께 찾아낸 사르트르 실존주의의 ‘주관적 관념론’은 따라서 그 실내용의 부실성을 의심케 하였으니, 첫 번째 입장은 막연한 유토피아주의에 근거한 졸속적 인식에 그치고 있었으며, 세 번째 입장 역시 공동체적 결속에 대한 심리적 집착이 촉진한 주관적 편견에 의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피상적 이해가 오늘날까지도 한국 지식인들의 심리를 장악하고 있다는 것으로서, 그것은 사르트르 실존주의가 출현한 계기, 즉 개인과 집단을 동시에 구출하고자 하는 논리를 세우려 했던 의도와 그 실천을 정당히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사르트르 이전의 정신적 수준에 머물게 하고 있다. 따라서 사르트르를 온당하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인과 집단에 대한 근본적으로 새로운 논리적 사유가 요청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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