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글은 적석목곽묘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형태의 의례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신라 장송의례의 규칙성, 집단성, 상징성을 살펴보고자 한 것이다. 적석목곽묘 축조과정에서 확인되는 유물은 고분의 위계와 규모에 따라 어느 정도는 제도화되어 부장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확인되는 장송의례의 상징은 매우 다양하게 확인된다. 이것은 의례를 주관하는 조묘집단을 통해 피장자의 성격, 고분의 위계, 집단의 정치적·종교적 관념에 따른 표상 전략의 결과로 파악된다. 적석목곽묘의 장송의례는 고분 축조과정에 따라 총 7단계로 파악되고, 그중에서도 매장주체부와 곽상부, 적석부, 봉토에서 확인되는 유물을 통해 매장주체부 관련 의례, 곽상부 의례, 적석부 의례, 봉토축조 관련 의례가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각각의 고분에서 확인되는 의례 양상과 빈도를 검토한 결과, 적석목곽묘에서 진행되는 의례는 고분 축조과정에서 진행되는 토목공사 의례, 피장자 안녕을 위한 의례, 정치적 후계자 혹은 공동체 결속, 정치적 특권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의 의례 등과 같이 상당히 다원화된 형태로 진행되었음을 추정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의례 중에서도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고분의 중단면에서 진행되는 납관의례로, 이때 가장 화려하고 성대한 음식공헌의례가 진행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적석목곽묘에 부장된 특별기군과 통상기군은 음식의례를 위시한 의례 재편현상을 직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통상기군과 특별기군을 위시한 음식의례는 신라사회에서 이루어진 의례 재편 과정 중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정점을 찍지만 5세기 후반대 이후에는 서서히 축소되고, 상대적으로 묘사가 중요시되는 모습을 보인다. 이것은 신라사회 내에서 이전단계의 음식의례 전통은 유지되고 있지만 고분의 피장자를 위한 직접적인 음식의례가 아닌 조상숭배와 권력유지를 위한 측면에서의 의례적 성격이 강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신라의 적석목곽묘에서 확인되는 의례의 다양한 양상은 특정 통치자들뿐만 아니라 지역 정치체 내 여러 집단들의 이해관계와 정통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이루어진 의례 재편의 결과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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