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유교는 분명 한국 전통 사회의 지배 이념으로서 당대의 현실과 역사 발전을 좌우한 중대한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보수와 정체라는 혐의 아래 실제 역사적으로 다양했던 유교의 면모와 가능성들은 거의 사장되고 말았다. 그저 근대화론의 잣대에 의해 철 지난 봉건 이념 정도로 일면화되고 있을 뿐이다. 물론 이러한 규정이 전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겠지만, 그것을 액면 그대로 인정할 수는 없다. 실제 유교는 다양한 동태로 존재했고, 하나의 얼굴을 한 체계라기보다는 여러 지향이 교차했던 다면적 체계였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갈등적 지향들이 대립하고 그로부터 긴장이 형성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유교 내적 긴장 요인들은 구체적 현실과 결합하면서 정치 사회적 갈등의 주요한 배경으로 작용하였고, 그러한 갈등과 적대에 직·간접적으로 대응하였다. 그런 점에서 유교 내의 모순과 긴장 요인을 규명하는 것은 유교 자체의 이해는 물론 더 나아가 실제 사회 갈등과 대립의 성격을 이해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글은 유교에 함축된 긴장 요인들을 역사와 이론 두 차원에서 탐색하였다. 먼저 역사적 차원에서는 원시 유가들이 처해 있던 소외된 지형으로부터 ‘비판적 재야성’과 ‘권력에의 의지’라는 상반된 긴장을 찾아 내었다. 그리고 이론 차원에서는 성리학으로부터 ‘평등과 불평등’, ‘정의성과 공공성’, ‘종교성과 정치성’ 사이의 존재론적 긴장들을 고찰해 보았다. 마치 숙명처럼 따라다닌 이 긴장들로 인해 유교는 의도와 상관없이 어느 일면의 이념으로 머물러 있지 않았다. 유교에 비판과 반성의 계기를 제공한 이 긴장들은 결국 유교를 현실과 치열하게 마주치게 한 결정적 통로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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