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西京稗史抄畧』는 平壤을 중심으로 한 淸日戰爭의 戰況과 前後 政局의 흐름 등을 漢文으로 기술한 未完成의 日錄이다. 저자 浿隱堂은 李謹相(1847~?)으로 추정된다. 이 책은 初草本(不傳)이 일본으로 건너가 漢文訓讀體로 번역되어 『軍事新報』에 「平壤戰(爭及其前後ノ)記」라는 제목으로 실리고, 重草本(不傳)이 훗날 시데하라 다이라(幣原坦, 1870~1953)에 의해 轉寫되었다.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서경패사초략』은 후자의 것이다. 그런데 1905년에 간행된 『平壤誌』의 말미에 실린 「甲午新續」의 일부가 『서경패사초략』과 거의 같은 내용임이 확인된다. 따라서 오랜 세월 증보・간행을 거듭한 『평양지』의 계보 속에서 근대전환기에 간행된 『平壤(續)誌』가 李謹相과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지, 『서경패사초략』・「평양전기」・「갑오신속」을 대조함으로써 이것들이 어떠한 관계 속에서 어떻게 성립하였는지, 『서경패사초략』과 『평양지』라는 한문으로 쓰인 전통 문헌이 근대 일본의 평양 및 평양에서의 戰爭史에 대한 知를 형성하는데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에 대한 고증을 통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첫째, 『서경패사초략』의 저자는 이근상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그는 한문 소양을 갖춘 평양 지역의 주요 인사로서 漢文典籍 편찬과 애국계몽운동에 참여하는 한편 武官으로서 親日의 길을 걸었다. 둘째, 이근상은 1892년 刊本 『평양속지』의 편찬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서경패사초략』의 저술은 이러한 향토사에 대한 저술 의식이 이어진 것이다. 셋째, 『서경패사초략』은 일본으로 전해지는 한편 1905년에 간행된 『평양지』의 「갑오신속」 속으로 편입된다. 즉 『서경패사초략』은 漢文이라는 언어・문체, 漢籍이라는 문헌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며 우리나라에서도 간행되었던 것이다. 에 대한 대조를 통해 다음과 같은 점이 파악된다. 첫째, 「갑오신속」은 『서경패사초략』을 절록・산삭하면서 일부 수정과 보완을 가하여 성립되었다. 「갑오신속」은 公刊되는 地誌의 일부로서, 평양에 대한 객관적이며 정확한 정보를 싣고자 하였다. 둘째, 절록된 부분은 현전하는 『서경패사초략』 즉 시데하라 轉寫本의 내용과 문장을 충실히 옮기고 있다. 따라서 『서경패사초략』의 “抄略”은 시데하라가 본래의 『서경패사』를 임의로 초략한 것이 아니라 이근상 스스로 초략했음을 뜻한다. 셋째, 『서경패사초략』에 없는 「갑오신속」의 1899년 봄 이후 기록은, 『평양지』의 편찬자들이 추가한 것이거나 이근상이 1906년 무렵까지 작성한 『서경패사초략』의 三草本이 존재하였을 가능성을 짐작케 한다. 에 대한 고찰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려준다. 1897년 일본 東京에서 나온 『平壤誌』는 9권 2책의 新鉛活字本이다. 尹斗壽의 『평양지』에 訓點과 評語를 달았다. 이 책이 나온 1897년 9월은 『군사신보』에 「平壤戰記」가 실린 직후이다. 즉 당시 일본은 조선의 문인이 한문으로 쓴 두 책 『서경패사초략』과 『평양지』를 평양에서의 勝戰 ― 청일전쟁과 임진왜란의 기억을 소환하고 대륙진출의 의지와 그 정당성을 다지는 데 활용한 것이다. 1911년 『莊陵誌』와 합철되어 나온 『平壤續誌』는 朝鮮硏究會가 京城에서 新活字로 펴낸 것이다. 1837년 간행된 『평양속지』 5권에 飜譯・訓點・標點 등을 가하였다. 조선 强占 초기, 평양에 대한 지리・역사・문화 등의 정보를 파악하고자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스스로 한문으로 축적해온 자산을 근대적 학문・지식으로 변환・소화하지 못하고 있던 사이, 일본의 제국주의자들은 그것을 자신들의 목적에 따라 입수하고 활용하였던 것이다. 『서경패사초략』은 내용이 疏略하고 저자가 親日의 길을 걸었다는 점에서 한계가 노정되어 있다. 그러나 청일전쟁에 관한 보기 드문 우리 한문문헌이며, 그것이 전근대와 근대를 넘나들며 우리의 전통적인 한문문헌 및 일본의 轉寫本・訓點本・飜譯本으로 가공되어 流轉되었다는 점에서 가치를 찾을 수 있다. 특히 본 연구는 우리 역사에서 청일전쟁이 갖는 중요성에 비해 청일전쟁에 관한 우리의 한문문헌과 기록을 찾으려는 노력이 활발하지 못한 우리 학계에 다소나마 보탬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Seogyeong Paesa Choryak(西京稗史抄畧) is an incomplete record of The Sino-Japanese War and the flow of the post-war political situation in the traditional Chinese literature, focusing on Pyongyang(平壤). The author is presumed to be Lee Keun Sang(李謹相, 1847~?). This book was translated into Pyongyang Senki(平壤戰記) in Japan and copied by Sidehara Taira(幣原坦, 1870~1953). However, it is confirmed that part of Gap-o sinsok(甲午新續) at the end of Pyongyang Ji(平壤誌) published in 1905 is about the same as Seogyeong Paesa Choryak. Therefore, we looked at it as follows. After compiling the genealogy of Pyongyang Ji, which had been extended and published for a long time, the two types of Pyongyang Ji published in modern times were identified to be related to Lee Keun Sang Second, we compared Seogyeong Paesa Choryak, yongyang Senki and Gap-o sinsok to reveal how these formed in what relationship. Third, the traditional Chinese literature, Seogyeong Paesa Choryak and Pyongyang Ji, was processed into modern literature to examine how it played a role in shaping modern Japanese knowledge of Pyongyang and war history in Pyong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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