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논문은 바울의 ‘그리스도 찬가’(빌 2:6-11)를 그레코-로마 시대의 젠더의 관점으로 새롭게 해석한다. 빌립보서에 나타난 ‘그리스도 찬가’에 대한 주류학계의 해석 가운데 하나는 이 찬가가 로마제국의 권력을 부정하고 예수의 권세를 확증하는 정치적인 진술로 보는 것이다. 이 찬가에서 그려진 예수는 하나님으로부터 지극히 높임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이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예수를 ‘주’라 고백하고 복종할 만큼 아주 막강한 힘을 가진 존재로 그려진다. 그러나 로마 젠더의 관점에서 보면, 예수는 종의 몸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남성적인 존재다. 일반적으로 그레코-로마 시대의 로마 젠더 관점에서 볼 때, 종의 몸은 여성적인 몸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그리스도 찬가’는 예수의 몸에 대한 ‘남성적’ 시각과 ‘여성적’ 시각이 혼재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두 시각은 상충하고 충돌한다. 따라서, 이 논문은 찬가 속에 예수의 남성화된 몸과 여성화된 몸이 공존한다는 것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예수의 여성화된 몸이 기존의 학계가 주장해온 예수가 남성적이고, 지배적이고, 강력한 힘과 권위를 지닌 존재라고 주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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