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생드니교회를 위해 제작된 14세기 중엽 채색 미사전서에 나타난 베네딕틴 수도승의 초상화는 중세 말기에 유행하는 수도원 구성원의 초상적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다. 같은 시기의 다른 채색 미사전서 혹은 찬송전서에도 주교, 대주교, 수녀원장, 수도원장을 비롯한 수도원 혹은 카톨릭 교회의 주요인물들이 이름과 함께 혹은 가문의 문장과 재현되어 종교인물의 초상적 표현도 세속군주 혹은 귀족 후원자들과 더불어 유행하였다고 볼 수 있다. 왕족 혹은 귀족의 초상과 다른 점은 본인의 개성보다는 본인이 속한 수도원의 집단정체성을 중시하여 초상화가 들어간 전례서가 교회 혹은 수도원에 다시 기증되어 다른 구성원들이 여러 세대에 걸쳐 사용할 수도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런 점에서 개인의 추모를 목적으로 한 개인용 기도서와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고 볼 수 있다.BR 14세기 채색 전례서에 나타나는 이러한 초상적 인물화는, 15세기 미술계에 중요한 장르로 대두하는 사실적인 초상화에 나타나는 유일무이한 개인적 재현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기에 “초상화”라는 장르에 대입할 수는 없지만 이름 혹은 문장 등의 다른 기재를 통해 개인화를 시도하였다는 점은 중요하다. 15-16세기에 유화 혹은 조각 등에 자주 나타나는 사실적인 초상화 장르의 유행으로 나아가는 도입적인 단계라고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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