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논문은 한일강제병합 전후 한인의 러시아 국적 취득을 일본 신민화에 대한 방어행위로 규정했다. 먼저 한일강제병합 전 러시아 귀화 한인과 비귀화 한인이 여권 대여와 위조 등 러시아 공문서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생존을 도모하는 모습을 통해, 갈등으로만 설명되지 않는 양자의 비공식적 협력관계를 밝혔다. 두 번째로 한일강제병합 후 러시아 국적 취득을 통해 신귀화자가 탄생했고 그 안에 망명귀화층이 형성되어 있었다는 점을 검토했다. 이들은 고국의 독립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세 번째, 러·일 두 제국은 한인을 각자의 신민으로 포섭하고자 했으나 실패했다는 점을 검토했다. 일본은 여권수수료 할인을 통해 한인을 일본 신민으로 끌어들이려 했지만, 러시아의 국적 취득 장려정책에 그 효과가 상쇄되었다. 러시아는한인을 제도적으로 신민화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한인에게서 러시아 신민으로서 충분한 충성심을 얻지 못했다. 제1차 세계대전 발발 후 다수의 신귀화자가 러시아령에서 이탈한 사실은 당시 한인의 러시아 국적 취득과 한인의 러시아화가 낮은 상관관계에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러시아 국적제도 아래에 정치적 난민으로서 한인의 정체성이 복류하고 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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