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고는 중세 이슬람 세계 문헌들이 신라를 황금의 섬으로 묘사한 연원을 기존의 실증적 연구방법이 아닌 인식론적 관점으로 접근해 분서한다. 중세지리 지식은 경험이나 검증으로 다 채우지 못한 틈새를 관념과 상상이 메웠다. 중세 무슬림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 고대 외래 문명들에게는 ‘동쪽 세계의 끝의 바다 위의섬’이 있다는 인식이 널리 유행했고, 이 전설은 초기 이슬람 지리에 그대로 이식되었다. 이 ‘황금의 섬’은 본인들이 인지한 동쪽 세계가 확장될 때마다 새로운 장소에 투사되었고, 무슬림들 역시 지리상의 동쪽 변경이 넓어지면서 전래된 장소를 새로운 곳으로 치환했다. 신라의 특산품을 실증적으로 조사했던 당대의 무슬림 상인들은 신라의 금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슬람세계의 학자들은 세계 지리에서 ‘세상의 동쪽 끝바다위에 자리한 산이 많은 섬’인 신라를 ‘황금의 섬’이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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