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연구는 하버드대 소장 국한문혼용 필사본『정을선전』의 이본상 특징을 표기측면에서 살펴본 것이다. 150종이 넘는『정을선전』이본은 대개 순국문본이며, 국한문혼용본은 단국대 소장본 2종(52장본과 60장본)과 하버드대 소장본, 이렇게 3종뿐이다. 이본에 따른 내용상 차이는 그리 크지 않으나, 하버드대 소장『정을선전』은 표기 및 문체상 특이한 요소가 여럿 발견된다.BR 국한문혼용본『정을선전』(하버드대본)을 물질적, 시각적 요소를 고려해 살펴보았을 때, 한자 구결(口訣)과 반자(半字) 사용이 빈번하고, 한글을 파자화(破字化)해 이체자(異體字)로 표기한 것이 다수 보이며, 순우리말을 억지로 한자로 바꿔 표기한 흔적들이 이채롭다.BR 이러한 표기상 특성은 필사자와 국한문혼용본 향유층을 특정하는 한 근거가 된다. 중인 신분의 서리, 하급관리 출신의 필사자가 국한문혼용본 소설을 필사하면서 기존의 이두문 쓰기 습관과 비규범적 표기 방식을 추구하며 소설 읽기를 즐긴 결과라 할 것이다. 이본이 지닌 내용적 특성뿐 아니라 물질적, 시각적 특성까지 함께 고려할 때, 이본의 존재 가치를 다각도로 살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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