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사교육 연구자들은 사교육을 공교육의 ‘그림자’로 비유해 왔다. 메타포로서의 ‘그림자’는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갖는다. 그림자는 실루엣이고, 본체에 종속적이며, 빛의 각도에 따라 그 크기가 달라지고, 어둡다. 이러한 속성에 비추어 볼 때, 그림자로서의 사교육은 다음의 특징을 갖는다. 첫째, 그 경계가 불분명하고 모호하다. 둘째, 공교육의 교육과정, 특히 내용 면에서 의존적이다. 셋째, 형식면에서 공교육에 비해 유연하다. 넷째, 온전한 진리 추구나 학생의 균형있는 발달을 저해하는 어둡고 부정적인 위험성을 안고 있다. 사교육의 은유로서 ‘그림자’가 주는 교육 정책적 함의는 다음과 같다. 그림자 교육이 역으로 공교육에 영향을 주는 현상은 그림자가 본체를 잠식하는 것에 비유될 수 있다. 이것은 그림자 교육으로서의 사교육이 더 이상 공교육에 종속되거나 보충적인 성격만 갖는 것이 아님을 드러내 준다. 최근 들어, 교육을 좋은 위치재의 획득 수단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것은 ‘교육이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제기한다. 공교육은 전인교육을 지향하는 좋은 교육이고, 사교육은 위치재를 획득하기 위한 나쁜 교육이라는 이분법적 패러다임에 갇히게 되면, 우리는 이 둘의 관계를 제로섬 게임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사교육 정책의 방향은 공교육에는 맞춤형 개별화 수업 등을 활용하며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도록 하고, 위치재 획득 경쟁에 매몰되지 않도록 하는 한편, 사교육에는 교육적 책무성을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림자로서의 사교육에서 벗어나, 사교육이 공교육과 더불어 학생들의 ‘좋은 삶(웰빙)’ 추구에 비추어 이해할 가능성은 없는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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