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지금과 같이 교통과 통신 수단이 발달하기 훨씬 이전부터 물자 수송 및 판매 기능을 담당했던 유명한 상인들이 전 세계 곳곳에서 맹활약을 펼쳐왔다. 대표적인 상인으로 베니스상인, 아랍상인, 유대상인 등을 들 수 있는데, 우리나라와 중국, 그리고 일본에도 이에 버금가는 상인들이 존재했었다. 우리나라의 개성상인(開城商人)과 병영상인(兵營商人), 중국의 웬조우상인(溫州)과 신안상인(新安商人) 등10대상인들, 일본의 오우미상인(近江商人)과 이세상인(伊勢商人), 그리고 오사카상인(大阪商人)들이 대표적인 상인이라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한·중·일 3개국 상인들 가운데 대표적인 상인으로서, 우리나라의 개성상인, 중국의 웬조우상인, 일본의 오우미상인을 대상으로 그들의 경영철학을 비교분석하여 공통점·유사점과 상이점을 찾아낸 뒤, 시사점을 제시하는데 있다. 이러한 연구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해, 우선 본 연구주제의 핵심 키워드에 해당되는 ‘상인조직’과 ‘경영철학’에 관련된 선행연구들을 살펴보았다. 상인조직에 연관된 용어로는 ‘상인’과 ‘조직’, 경영철학과 관련된 용어로는 ‘경영철학’에서부터 ‘경영이념’, ‘기업이념’, ‘상도’, ‘상인정신’, ‘상혼’, ‘기업가정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어들의 개념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상인조직이란 원칙적으로 2사람이상의 구성원들로 조직화된 형태로 상행위를 하는 집단’이라는 제한적 의미로 정의를 하였으며, ‘경영철학이란 상거래와 관련된 일체의 행위에 대한 상인조직 경영자들의 신념이자 사상이며 가치관’이라는 제한적 개념으로 정의하였다. 그리고 논리적 간결성을 확보하기 위해 경영이념, 경영사상, 상인정신, 상도 등과 같은 유사용어 들을 이러한 경영철학에 통합하여 사용하기로 하였다.다음은, 본 연구의 분석틀을 설계하여 연구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논리적 간결성과 타당성을 확보하기위해 3가지 연구전제를 제시하였으며, 이어서 본 연구의 범위와 논리적 전개방향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연구의 분석틀을 설계하였다. 그 결과, “상인조직은 자신이 속해있는 국가와 지역사회의 지리적 요인, 정치·사회적 요인, 인적 요인 등을 배경으로 등장하여 상거래 활동을 전개하면서 생존과 성장을 위한 상권의 확대와 관리의 효율성 확보 등을 목적으로 점점 조직화된다. 그리고 이러한 상거래 활동을 전개하는과정에서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경험하고 학습함으로써, 스스로 지키고자 했던 장사원칙들을 찾아내게 되는데,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사업원칙들로부터 당해 상인조직의 경영철학을 도출하여 비교 분석함으로써 유사점 및 상이점을 찾아내고 역사적 시사점을 제시한다.”는 것을 본 논문의 분석틀로 설정하였다.이러한 분석틀을 바탕으로, 먼저 각 상인조직의 등장배경과 활동현황 등을 정리하여 소개하면서 현재까지 기록에 남아있는 여러 가지 장사원칙들을 살펴본 뒤, 각 상인조직의 장사원칙들에서 나타난 경영철학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개성상인 조직의 경영철학은 공동체주의(communitarianism), 신용주의 (creditism), 실리주의(utilitarianism), 실천주의(activism)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그리고 웬조우상인의 경영철학에는 실리주의(utilitarianism), 대화주의(dialogism), 경험주의(empiricism),실용주의(pragmatism)라는 특징이 나타났다. 또한 일본의 오우미상인 조직에는 공동체주의(communitarianism),실리주의(utilitarianism), 실용주의(pragmatism), 신용주의(creditism)라는 특성이 나타난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3개국 상인조직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난 공통·유사점은 실리주의 경영철학이었으며, 2개국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경영철학에는 공동체주의, 신용주의, 실용주의가 있었다. 그리고 3개국 가운데 나머지 2개국 상인에게는 나타나지 않은 상이점으로, 한국의 개성상인에게만 나타난 실천주의 경영철학과 중국의 웬조우상인에게만 나타난 대화주의 경영철학과 경험주의 경영철학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끝으로, 본 연구를 통해 알 수 있었던 역사적 시사점으로는 첫째, 개성상인과 웬조우상인, 그리고 오우미상인까지도 모두 실리주의를 추구했다는 점이며, 둘째, 고객이나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과 도덕성도 배려하면서 장사를 하였다는 점이다. 그리고 셋째, 3개상인 모두 외부지향적 활동을 전개하였다는 점이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한국, 중국, 일본 상인조직의 등장 및 활동이나 그들의 경영철학과 관련된 내용을 학습하거나 연구하는 학습자나 연구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3개 상인조직이 각국을 대표하는 상인조직이기는 하지만, 그 밖에도 여러 상인조직들이 있기 때문에 본 연구결과가 각국 상인조직에 대한 대표성과 논리적 일반성이 떨어진다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한계점은 대상 상인조직수의 확대와 연구방법의 정치화(精緻化) 등을 통해 차후 보완해나가기로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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