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글에서는 마이클 세스의 저서들 중 2011년에 출판된 『한국사: 고대에서 현재까지(A History of Korea: From Antiquity to the Present)』를 중심으로 한국 고대사에 대한 외국인의 역사 서술을 고찰했다. 외국인 학자에 의해 가장 최근에 출판되었으며 한국사 개론의 성격을 지닌 이 책은 과거부터 최신까지의 연구 성과를 종합적으로 반영한 역작일뿐 아니라 세계사적 관점으로 한국사를 서술한 독특한 책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마이클 세스와 같은 미국 학자의 저서를 토대로 한국사를 살펴보려는 것은 그의 학문이 국내 학자의 학문보다 더 뛰어나서가 아니라, 그를 통해 한국을 더욱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 위해서이다. 마이클 세스는 고조선과 한군현, 고구려와 발해, 그리고 가야에 대한 역사 해석을 교과서로 대표되는 한국사 통설과 다르게 서술하고 있다. 첫째, 교과서는 고조선이 현 대한민국의 조상이라는 것을 아무런 이유 없이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이고 고조선의 역사를 서술한다. 한편, 마이클 세스는 신라가 삼국통일을 하기 이전에는 독특하게 한국적이라고 할 수 있는 통일된 집단이나 일관된 문화가 존재했다는 역사적 증거를 발견할 수 없기에 고조선이 현 대한민국의 조상이 될 수 없다고 밝힌다. 둘째, 교과서는 한군현이 중국의 선진 문물을 한반도 일대에 전해주는 창구 역할을 한 것을 인정하면서도, 고구려의 성장을 저지하고 동예와 옥저를 통제했으며, 고구려의 영토 확장으로 인해 쫓겨나 소멸된 존재로 묘사하여 일부 긍정적인 면과 여러 부정적인 면을 기술했다. 반면에, 마이클 세스는 한군현을 통해 비로소 한반도가 동아시아 문명권에 연결될 수 있었다고 해석함으로써 한군현의 긍정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셋째, 교과서는 고구려의 역사뿐 아니라 고구려를 계승한 발해의 역사도 자연스럽게 한국사의 일부로 인정하고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를 설명한다. 한편, 마이클 세스는 지리적 관점에서 그들의 영토가 한반도 밖에 있었고, 언어적 관점에서 그들의 언어가 한반도의 언어와 매우 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또한 종교적 관점에서도 고구려는 한반도 계통의 부족민이 아니라 스텝지대 유목민 계통의 후손일 가능성이 높음을 진술한다. 마지막으로, 교과서가 가야와 왜(倭)를 분명히 구분하여 서술한 반면에, 마이클 세스는 가야가 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내용의 문장으로 가야를 소개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정치적 발달 과정의 비슷한 패턴을 근거로 왜와 가야는 같은 민족 집단이었을 가능성도 지적한다. 대체적으로 교과서는 한국 고대사의 기존 내용에 대하여 큰 비판의식없이 많은 사실을 관습적으로 수용하고 과거의 사실을 자세하게 기술한 내용이 많은 반면에, 마이클 세스는 과거의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현실적인 문제의식을 가지고 제3자의 눈으로 한국 고대사를 바라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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