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마한과 가야지역은 고총고분이 비슷한 시점에 등장할 뿐만 아니라 축조기술에서도 공통성이 확인된다. 이에 필자는 축조기술 비교를 통해 고총고분 출현을 계기로 양지역의 묘장제적 변화가 가지는 상호적 의미에 대해 살펴보고자 하였다. 두 지역의 고총고분 조성에 적용된 축조기술은 정지공정, 성토재 이용, 심부 조성, 교호성토 등이 확인되는데 큰 틀에서는 대동소이하다. 축조 원리상 분구식(마한), 봉토식(가야)이라는 극단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통성을 보이는 데는 장송의례에서 공유된 정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가야지역에서 주피장자 이외에 복수의 매장시설(배장, 순장)을 배치하는 점은 마한의 일분다장(一墳多葬) 장법과 상통된다. 고총고분의 묘장제적 요소를 살필 수 있는 것으로는 입지 차이, 분형 차이, 매장주체부 위치, 주구 시설, 호석 시설, 순장 실시 등을 언급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장례 절차와 외관의 문제가 아니라 사후 세계에 관한 당대의 관념을 반영한다. 이 중 입지, 분형, 호석 시설은 시각적 표현이 강조된 것으로 가야지역의 개성을 잘 드러냈다. 마한지역에 나타난 매장주체부의 목주 구조, 석축식 호석, 순장 성격의 매장 방식 등의 정보는 가야와 밀접하게 관련된 요소로 설명된다. 특히 나주 정촌고분 등에서 전통적 매장방식과 다르게 성토 중에 묘광 없이 조성된 배경의 답을 현지사회에서 찾기는 어려웠다. 필자는 순장이 성행했던 가야의 이미지와 크게 부합된다고 보았다. 이를 마한적 변용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 매장관념의 공유 영역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사례가 된다. 다만 마한과 가야지역 모두 고총고분 축조기술에서 지역단위마다 차이를 보이는 점은 대내외적인 관계를 의식하면서 선택적으로 이루어진 결과로 해석되었다. 분구의 대형화라는 대원칙 속에서 각각의 전개에서 다양성을 보이는 바 하나의 관점으로 해석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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