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1960년대는 남과 북의 정치적 이념 대립이 체제 구축을 통한 이념 대결로 표출되는 시기였다. 국내외적으로 베트남전, 중소논쟁, 박정희 정권의 시작과 이념대립, 한일협정 등 북한 입장에서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정세들이 펼쳐지고 있었고, 북한영화는 언제나처럼 선전 도구로서 이념교양의 역할을 수행해야 했다. 영화의 정치적 역할은 이미 이전 시대부터 주목받았던 사실이고, 1960년대는 산업적으로도 북한영화가 팽창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영화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었다. 김일성의 유일체제 구축과 외세 위협으로부터의 내부 결속 등을 위해 1960년대 북한영화에는 반미반제 주제의 영화들이 다수 등장했으며, 이 영화들은 적대적 존재로서 미국 표상을 활용한다. 반미반제교양 주제는 해방 이후 1950년대 6·25전쟁을 거치며 북한영화에 뚜렷이 자리 잡은 형식이었다. 다만 주로 미군을 등장시켜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는 침략자로서 이미지를 고정시켰던 기존의 영화들과 다르게 1960년대 북한영화에서의 미국 표상은 표면적인 확장 양상을 보인다. 6·25전쟁을 다룸에도 투쟁의 대상인 미군을 직접 등장시키지 않아 인민영웅에 집중하는 형상이라든지 군인이 아닌 민간인으로 설정된 미국인의 등장 등이 그 대표적 사례가 된다. 아예 배경을 남한으로 옮겨 4·19혁명을 비롯한 남한의 역사적 사건을 다루는 영화들도 제작되는데, 이들 영화에서도 주된 적대자는 남한의 정치가나 군대가 아닌 미국인으로 설정된다. 이는 기존의 침략자 표상에 더해 지배자로서 미국의 표상이 강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군에 한정되지 않고 사업가, 종교인, 정치가와 같은 인물 형상으로 미국에 대한 표상이 확장되며 단순한 힘의 대립 구도가 아닌 교묘하고 정신적으로 남과 북의 민중들을 착취하고 파멸에 이르게 하는 악랄한 존재로 미국을 형상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치적 수단으로서의 적대적 미국 표상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아동영화에서도 발견된다. 직접적으로 미군을 등장시켜 애니메이션 특유의 과장된 표현으로 풍자하는 아동영화를 비롯해 승냥이, 여우 등의 의인화된 캐릭터 표현으로 은유적으로 미국에 대한 적대적 이미지를 교육하고, 우화적 이야기로 징벌하는 이야기가 아동영화에서 재현된다. 이처럼 1960년대 북한영화의 확장 속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미국 표상이 다양화 혹은 분화되는 지점들이 있으며, 이는 1960년대라는 시대적 상황 아래 북한의 정치, 예술창작 이념들이 영화로 어떻게 이입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미국 표상을 영화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특징적인 작품들을 중심으로 하여 이에 대한 영화적 해석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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