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후반 조선총독부 교육정책 속 교원 처우의 변화 : 『경기도보』를 중심으로

Abstract

일제하 교원은 판임관으로 신분과 급료를 보장받았다. 이에 따라 1920년대 교원은 상대적으로 높은 급료를 받았다. 그중에서도 일본인 교원은 가봉과 숙사료까지 받았기 때문에 급료를 많이 받는 ‘고급 교원’으로 불렸다. 조선인들은 이러한 일본인 교원의 존재로 학교 확충 및 수업료 인하가 이루어지지 못한다면서 불만을 토로하곤 했다. 그러나 이러한 교원의 처우는 조선총독부의 정책에 의해 임의로 조절될 수 있었다. 1930년대 후반 황민화정책이 본격화되면서 학교의 확충이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동시에 학교에서 가르칠 교원의 충원이 필요했다. 문제는 교원이 높은 급료를 받는 상황에서, 교원에 수가 늘어나면 교육재정에 큰 부담을 주고, 이것이 학교 확충에 장애가 된다는 점이었다. 따라서 조선총독부는 1930년대 교원의 승급을 극단적으로 지연시키는 방식으로 급료 지출을 억제하면서 학교확충정책을 수행하기 위한 교육재정을 확보하였다. 1930년대 교원 승급의 지연은 교원의 이탈을 불러왔다. 전쟁으로 인한 물가상승 속에서 급료 인상이 억제되자 교원들은 극심한 생활고를 겪으며 교직 생활을 그만두었다. 1940년대 황민화정책으로 학교를 늘려야하는 상황에서 교원이 이탈하는 것은 곤란했다. 결국 황민화정책의 달성을 위해 교원 처우는 시급히 개선되어야만 했고, 1940년대 교원의 승급 기간은 극적으로 짧아졌다. 한편 교원의 승급에는 민족에 따른 차이가 있었다. 1920년대 조선인 교원은 승급을 위해서 일본인 교원보다 1.3~1.6배 가량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이러한 격차는 1930년대에 들면서 1.1~1.3배 정도로 줄어들었다. 이는 조선총독부의 사범학교 관립화 정책과 더불어 조선인 교원의 자격이 확보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동일한 자격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본인의 승급이 더 빨리 이루어졌다. 이처럼 교원의 승급은 비공식적으로 교육재정을 통제하고, 또 교원들을 유인하며, 조용히 민족 차이를 불러 일으키는 도구로 활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