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논문에서는 1930년대 전반기 민간신문의 연재소설을 그 ‘매체’인 신문과 관련지어 연구하는 데에 필요한 전제 두 가지를 제시하였고 , 그 전제들 아래 1930년대 전반기 민간신문의 연재소설을 어떻게 연구해야 할지에 대해 제안했다.<BR> 1930년대 전반기 민간신문의 연재소설을 그 ‘매체’인 신문과 관련지어 연구하는데에 필요한 첫 번째 전제로서 ‘1930년대 전반기 민간신문의 지향(志向)’을 파악했다. 1920년대 초중반부터 정치적 논조가 약해지기 시작한 민간신문들은 1930년대 전반기 일제가 대륙 침략 전쟁을 준비하며 탄압을 강화하자 정론성(政論性)을 거의 상실하고 문화사업에 치중하는 한편 상업주의를 본격화해 나갔다. 두 번째 전제로서 ‘1930년대 전반기 민간신문과 연재소설의 관계’를 파악했다. 당시 민간신문은 문화사업에 치중하고 상업주의를 본격화해 나가며 연재소설을 수단으로 이용했는데, 그 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연재소설의 역할 · 독자 · 내용과 형식 · 작법 또는 기교를 규정하고 작가를 선택하기도 했다. 당시 민간신문과 연재소설의 그런 관계는 ‘신문의 연재소설 지배’라는 말로 함축할 수 있다.<BR> ‘신문의 연재소설 지배’ 양상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첫째, 1930년대 전반기 민간신문은 연재소설을 문화사업의 선전 수단으로 이용하며 그 역할뿐만 아니라 내용과 형식까지도 규정했다. 이광수의「이순신」과「흙」, 심훈의「상록수」가 『동아일보』에 연재된 경위를 통해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둘째, 1930년대 전반기 민간신문은 상업주의를 본격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연재소설을 지배했다. 먼저, 민간신문은 신문 판매 수익 즉 신문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연재소설을 이용하며 그 역할, 독자, 작법 또는 기교를 규정했다. 1933년『조선일보』에서 연쇄적으로 시행한 ‘상금 천원 연재소설 현상공모’, ‘신문소설 연구 특집’, ‘통속생(通俗生)의「신문소설강좌」 연재’는 그 사실을 입증하는 중요한 사례이다. 둘째, 신문의 연재소설 지배는 광고를 통해서도 이루어졌다. 중요한 것은 당시 민간신문이 연재소설을 이용해 신문 구독자 수를 늘리는 것보다 일본 광고를 수주하는 것을 우선했다는 사실이다. 그 사실은 『동아일보』와 장혁주의 관계에 대한 김동인의 증언에서 확인된다. 그 증언에 의하면, 당시 민간신문들은 총독부 기관지『매일신보』에 작품을 발표한 작가들을 배척하고 연재소설을 흥미 위주로 써 줄 것을 작가들에게 요구했는데 동아일보는 일본 광고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일본에서 등단했을 뿐만 아니라 흥미 위주의 기교를 잘 구사하지 못하는 장혁주에게 계속 소설을 연재하게 했다.<BR> 1930년대 전반기 ‘민간신문의 지향과 연재소설 지배’를 전제로 하여 당시의 신문연재소설을 다음과 같이 연구할 필요가 있다. 첫째, 신문이 추진한 문화사업의 종류 · 내용 · 주체와 대상, 신문이 그 문화사업을 보도 · 선전한 방식 등이 연재소설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연구할 필요가 있다. 당시 신문연재소설들의 계몽성은 작가 개인의 계몽의식의 소산일 수도 있지만 신문의 문화사업과 관련된 것일 가능성도 크다. 둘째, 연재소설과 함께 실린 광고들을 근거로 연재소설의 독자를 추정하고 연재소설에 독자 흥미 요소가 얼마나, 어떻게 내장되어 있는지 연구할 필요가 있다. 1930년대 전반기에 민간신문들은 소설을 연재함에 있어서 일본 광고주를 의식하는 한편, 광고되는 상품들의 소비자이거나 소비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독자들을 대상으로 연재소설이 창작되기를 바랐을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셋째, 당시 작가들이 신문의 정치적·상업적 필요에 맞춰 신문연재소설을 쓰면서도 문학성 또는 예술성을 어떻게 살리려 했는지 연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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