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논문의 목적은 17세기 초 동진 과정에서 러시아가 어떻게 몽골과 관계를 맺고, 중국에 대한 인식을 확대해 갔는지, 그리고 어떤 경로로 중국에 도착했는지 살펴봄으로써 러시아의 대중국 탐사가 세계사 특히 중앙유라시아 역사에서 갖는 의미를 찾는 것이다. 17세기 초 러시아는 베르골롭, 튜메네츠의 탐사를 시작으로 중국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마침내 1618년 페틀린 탐사대가 몽골을 경유해 명의 수도 북경에 도착했다. 페틀린이 여행을 통해 수집한 자료는 당대 지리학 수준에서 중요한 업적이었고, 그의 이름과 성과는 유럽에 널리 알려졌다. 러시아 연구자들은 탐사의 추진에서 영국인들의 역할을 강조하고, 또한 그 결과를 유럽이 진행한 북방항로 탐사의 결정판으로 보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중국 발견이 유럽의 대항해 시대와 시기적으로 맞물려 있다고 해도, 그것은 유럽이 주도한 것이 아니라 중앙유라시아 국가들의 팽창으로 인한 결과였다. 17세기 초 러시아는 동쪽으로 팽창하는 과정에서 서시베리아에 근거지를 마련했다. 그리고 러시아뿐 아니라, 몽골도 목초지를 확대하기 위해 서시베리아 쪽으로 팽창하고 있었다. 바로 이런 과정에서 러시아와 몽골의 조우가 이루어졌고, 러시아인들은 몽골인들로부터 중국에 관한 정보를 접하게 되었고, 이는 러시아 제국최초의 중국 방문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러시아인들이 직접 탐사를 통해 중국으로 가는 여행로를 찾아낸 것이 아니라, 몽골인들이 러시아인들을 중국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준 것이었다. 러시아인들의 북경 방문이 만든 연결선은 향후 러시아와 몽골 그리고 중국을 잇는 선이었지, 결코 서유럽까지 연결되는 선은 아니었다. 이는 ‘13세기 세계체제’를 완성한 몽골제국이 쇠퇴한 이후 분열되고 고립되었던 중앙유라시아의 거대한 공간들이 새롭게 부상하는 정치체들을 중심으로 접촉하고 연결되기 시작하는 획기적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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