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기생충〉은 다양한 학술 분야에서 상호텍스트적 독해를 폭넓게 촉발한다. 문학, 음악, 미술 같은 전통예술부터 정치, 경제, 건축, 보건 등에 이르기까지 각 전공 영역의 관점에서 분석되고 해석된다. 극장 개봉 이후 발간된 관련 문헌들의 키워드를 살펴보면, 사회적 울분, 계급모순, 상징폭력, 집의 공간성과 모티프, 국가적 알레고리, 냄새와 혐오, 아비투스, 욕망과 환상 등이 〈기생충〉설명한다. 학술담론들로는 서사학, 기호학, 프레드릭 제임슨의 정치적 무의식, 부르디외의 구별짓기, 가스통 바슐라르의 집의 가치, 정신분석학의 타자성, 문화자본론의 취향 등이 방법론으로 활용된다. 이 개념들과 담론들은 〈기생충〉 현상에 관한 텍스트 상호 간의 유기적인 해석을 도출한다. 영향 내지 모방을 의미하는 상호텍스트성은 중립적이지 않고, 사회정치적인 특별한 순간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관계성, 상호연결성, 상호의존성이라는 개념을 포괄하는 상호텍스트성은 대중문화의 분석에 유용하다. 이 글은 포스트모더니즘의 특성으로 설명되는 상호텍스트성의 이해로부터 비언어적 예술형식으로 〈기생충〉의 색채 의미를 찾아보고자 하였다. 외연상 사회구조의 계급화를 풍자하는 시각장치로 하양과 검정의 상징 대비가 낮과 밤, 빛과 그림자, 따뜻함과 차가움, 물과 공기, 향기와 냄새, 진실과 거짓, 수평과 수직, 지상과 지하, 계획과 무계획, 집과 빈 집, 오르막과 내리막, 터널과 계단, 창과 벽 등 일체의 공감각적 장치에 적용된다. 사회계급화의 대립 관계를 표상하려는 애초의 기획은 무계획을 강조했던 기택(송강호)의 자가 감금으로 어긋난다. 대립 관계는 기택네가 박사장네와 조우할 때까지만 유효했고, 문광 부부와 생존을 다투면서 신의 빛과 악마의 그림자라는 색채 전통은 검은 천사와 하얀 악마라는 역설의 도식으로 재구성된다. 고정되고 절대적인 흑백 관념이 깨지고, 상대적인 관점만 남는다. 빛과 어둠, 선과 악, 희망과 절망, 시작과 끝 같은 흑백의 색채 신화가 고착화된 사회구조를 향한 묵시록적 두려움과 공포로 나타난다. 세상의 종말 속 인간 육체의 하양은 주검이며, 검정은 영혼의 공포이다. 후반부 초록 정원에서의 묵시록적 축제에서 기정(박소담)의 하얀 육체, 근세의 검은 광기, 피의 선명한 빨강이 일체의 흔적을 지우고, 불확실한 한국사회를 성찰하도록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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