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번 연구는 <타자철학과 해방철학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이뤄지는 첫 번째 작업으로서, 에마뉘엘 레비나스와 엔리케 두셀의 사상적 교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는 대표적 해방철학자인 두셀에서 레비나스가 어떻게 이해되고 또 전유 되었는지를 주제적으로 검토하려는 시도다. 알다시피, 한국의 철학적 연구 지평에서 두셀과 레비나스는 때로는 간과되었고대체로는 과소평가 되었다. 서구 중심적 문명을 비판하면서 억압적인 정치체계를 벗어나고자 했던, 타자 의 외재성으로부터 자신의 철학을 전개했던 그들이, 종래의 철학적 현실에선 언제나 타자로 머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철학의 타자로 머물렀던 그들이 내세우는타자의 철학은 어떤 면모를 지녔는가? 두셀과 레비나스를 비교하려는 이 시도가 작위적이거나 무리한 것은 결코 아니다. 두셀은 레비나스를 통해, 정확히는 그의 전체성과 무한 을 통해 자신만의 철학적 방법론을 새롭게 구성하고자 했다. 두셀은 레비나스의 타자 사유가 합리주의에 대한 비판, 심지어 소크라테스적 이성 자체에 대한 더 심오하고, 더 복잡하며, 더 근본적인 비판 으로 읽힐 수있음에 주목하면서, 레비나스의 윤리가 나에 대한 타인의 우위를 인정하고 의식적 반성에앞선 윤리적 책임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또 타자의 책임을 통해 비로소 주체가 성립한다고주장한다는 점에서 자신의 해방철학과 일치한다고 언급하기까지 한다. 그들은 공히 20세기의 참혹한 현실을 몸소 체험했고, 하이데거에게 큰 영향을 받았지만 결국에는 넘어서려했으며, 윤리의 문제에, 특히 타자 중심 철학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깊이 공감했다. 그렇지만 두셀은 레비나스의 철학에 안주하지 않았다. 그는 레비나스가 강조하는 대면적 관계를넘어 보편성으로, 유일한 타자를 넘어 민중으로, 전체주의적 정치를 넘어 해방의 정치로나아가고자 했다. 본 논문은 두셀의 개인적 삶을 간단히 정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두셀이 쓴 레비나스 관련 논문을 검토하고, 두셀이 레비나스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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