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장암 정호(鄭澔, 1648~1736)는 송시열로 이어지는 기호학파(畿湖學派)로 노론(老論)의 선봉에 서서 활발한 정치적인 활동을 한 정치가이자 문인이었다. 강직한 성격 탓에 벼슬살이는 파직과 좌천을 거듭하였다. 이 논문에서는 그의 한시 230 여수의 시세계를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그의 한시는 교유(交遊)를 통한 내면적 유대, 유배(流配)와 시사(時事)에 대한 소회, 계산풍류(溪山風流)와 한담(閑淡)의 정취 등 세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었다. 정호는 동문수학한 수암 권상하와 직재 이기홍과 특히 절친하였으며 교유시를 통해 이들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정호는 고양, 갑산, 척주, 평창, 강진 신지도, 영천군 등 수많은 곳으로 유배되거나 외직으로 나갔는데 이때 벗들과의 이별, 벗에 대한 그리움, 유배지에서의 쓸쓸한 소회 등이 시에 표현되었다. 또한 시사(時事)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그러나 장암 시에는 한적하게 정취를 드러낸 시편들도 많이 보이는데 이것이야말로 정치가가 아닌 시인으로서의 장암을 이해하는 좋은 자료라 할 수 있다. 정호의 거의 모든 시는 사달(辭達)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수식과 조탁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도 한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이런 시적 경향은 직설적인 그의 성품과 상통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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