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논문은 브리야 사바랭의 『미각 생리학』이 묘사한 함께 먹는 공동 식사의 본질적 의미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데 있다. 브리야 사바랭에게 먹는 행위는 곧 ‘사회적 사건’이며, 이 사건이 일어나는 식탁이라는 장은 나와 타자의 만남이 음식과 말을 매개로 이루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브리야 사바랭이 묘사하는 이상적인 식탁은 ‘입이 즐거운’ 식탁이며, 그 즐거움은 본질에서 나눔의 성격을 갖는 공동의 미각과 대화를 토대로 한다. 그런데 먹기와 말하기는 입이라는 동일한 신체기관을 이용하기 때문에, 입은 두 기호에게 근본적으로 ‘양립 불가능한 지역’이다. 식자(食者)는 음식을 먹으며 동시에 말을 하거나 말을 하면서 동시에 음식을 먹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공동의 식사는 복수의 식자를 함의하며 이는 곧 입들의 만남과 충돌을 의미한다. 양립할 수 없는 두 기호에게 질서와 화해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이 두 기호가 식자들 사이에 동등한 방식으로 공유되고 소통되는 사회적 공간이 만들어질 때이다. 브리야 사바랭의 이상적인 식탁에서는 먹는 행위와 말하는 행위가 구분되지만 분리되지 않으며, 사람들을 하나로 엮고 분열과 이기심을 완화한다. 이 논문은 이러한 이상적인 식탁의 성격을 살펴보기 위해, 우선 브리야 사바랭의 미각관을 중심으로 음식과 말이라는 두 기호의 역할과 의미, 그리고 상호종속성을 논하고, 이어서 이 두 기호의 균형 잡힌 상호작용이 만들어내는 이상적인 식탁의 모습을 논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단순한 생물학적 행위인 인간의 먹기가 어떻게 고차원의 문화적 가치와 사회적 장으로 전환되는지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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