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글은 동명의 한국만화를 원작으로 취한 할리우드 영화 〈프리스트〉의 각색을 살펴보며 문화번역 과정에서의 딜레마에 접근하기로 한다. 원작과 영화를 비교한 결과, 〈프리스트〉는 만화 원작의 장르혼종적 서사구성, 철학적 · 신학적 질문을 야기하는 다층적인 인물관계망, 개성 뚜렷한 기존 서사물에서 받은 영감을 제대로 수용해내지 못한 점이 확인되었다. 다만 영화는 세기말적 상황과 종말론적 분위기, 탈국가적 배경, 삶과 죽음의 경계를 교란하는 자들로부터 오는 공포 등이 영화 세트를 포함한 미장센 차원에서 부분적으로 구현되어 있다. 서사적으로는 두 가지 갈등라인으로 이야기 흐름이 집약되어 나타난다. 먼저는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겨냥해 가는 반영웅의 내면적 여정이 나온다. 한편, 뱀파이어 세계를 훼파시키기 위한 사적 복수의 여정, 곧 외면적 여정이 더 직접적으로 장르적 쾌감을 견인한다. 중요한 건, 그러한 서사적 변화로 인해서 만화원작이 지닌 개성이 상당부분 소거된다는 점이다.BR 이 글은 문화번역 과정에서의 ‘변형’을 서사적으로 비평해 보았다. 지면의 제약과 논지의 집중성 제고를 위해 여기서는 만화 원작의 영화화 결과에 대한 가치판단에만 집중했다. 연관성 높은 문화산업 분야인 ‘만화-영화’의 형식적 · 기술적 · 미학적 차이에 대한 논의는 이후의 연구로 남겨둔다. 또 매체변이에 있어서 우선 고려해야 할 사안에 대한 실용적 논의도 다음 기회에 밝혀나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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