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재조일본인 연구에 있어 그 대상에는 1세대, 혹은 2세대의 세대론 혹은 일정한 패턴으로 수렴할 수 없는 다양한 회로가 존재한다. 특히 회고담이나 작품 등을 통하여 드러나는 그들의 사상은 조선에서의 경험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사후적으로 깨닫고 현재의 시점에서 의미부여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시 조선에서의 연령, 거주지, 가족관계, 계층 등의 분석은 그 대상의 회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1927년 대구에서 태어나서 17년간 조선에서 생활한 모리사키는 일본인이 식민지에서 낳은 ‘조선 태생 일본인 딸’이다. 나의 원형은 조선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하면서도 지배민족으로서 식민지에서 감수성을 키운 것에 대한 고뇌한다. 태어나면서 침략자인 것을 ‘원죄’로 인식하는 것이다. 일본으로 돌아간 이후 노동자 계급, 여성 등에 대한 활동과 저술은 식민지 조선에서의 체험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모리사키는 식민지 태생의 여자 아이로서 성적 모멸감도 당하지만 이를 통해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가 반드시 고정적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또한 조선인 여성 하급 계층인 ‘오모니’와의 만남을 통해 ‘감성’을 키우는 계기를 만든다. 그러나 감각적으로 연결된 오모니와의 관계가 실은 식민권력을 매개로 해서 성립된 것임을 깨닫고 조선 민중으로까지 시선을 돌리게 된다. 또한 식민지 지배에 대한 책임을 일본의 민중과 생활의식에서까지 추구한다. 모리사키의 경우, 재조일본인 2세의 보편적인 의식으로 수렴되지 않는, 일본민중에 대한 책임에서 식민지 인식과 식민지 지배 책임을 추구하는데 그 특이성이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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