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글은 율전을 비롯한 문자기록과 작품 분석을 통해, 경주 남산 삼릉계 제2사지 석조불좌상의 복제가 裙-僧祇支-覆肩衣-大衣 임을 밝힌 글이다. 경주 남산 삼릉계 제2사지 석조불좌상은 통일신라시대 불상들에 나타났던 거의 모든 복제가 적용되어 있어서 통일신라 불상 복제 연구에 가장 중요한 작품이다. 그러나 불상에 적용된 佛衣의 명칭과 역할에 대한 기존의 연구는 僧衣와 구별없이 적용되었거나, 율전과 해석서의 기록에 기초하지 않는 등 도상학적ㆍ경전적 전거에 대한 접근이 다양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한계가 있다. 經律에 의거하고, 중국의 해석서, 그리고 기타 史書의 기록을 참고하며, 중국,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 불상들의 복제를 상호 비교를 통하여야만 비로소 통일신라 불상에 적용된 佛衣의 종류와 명칭을 올바르게 알 수 있을 것이다.<BR> 삼릉계 불상의 복제 중의 하나로 판단되는 僧祇支는 비구니가 가사를 착용하였을 때 유방의 노출을 방지하기 위하여 제정된 것으로 율전에 기록되어 있다. 율전과 중국의 해석서 그리고 당대의 인도 여행기 등에 일관되게 오른쪽 어깨를 노출시킨 방식으로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옆구리에 걸쳐 착용된 옷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삼릉계 상에서는 상반신 가장 안쪽에 착용된 옷으로 판단되었다. 또한 승기지가 흘러 떨어지지 않도록 帶로 고정시켜야 한다는 율전의 기록대로 본 불상에도 가슴 아래에 굵은 끈으로 묶어 고정시키고 있다.<BR> 승기지의 밖에 입고 있으며 오른쪽 어깨와 가슴을 가리고 아래로 흘러내린 옷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제기되어 왔다. 첫째는 袈裟라는 의견이다. 즉, 편단우견으로 착용된 대의의 안쪽에 또 하나의 가사 즉 울타라승이 착용된 것이란 의견이다. 율전에 따라 삼의를 모두 한꺼번에 착용할 수 있으므로 2매의 가사를 착용하였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율전에 의하면, 가사는 목 뒤를 감싼 후 앞쪽의 두 모서리 중 오른쪽 모서리가 반드시 왼쪽 어깨 위로 넘겨져야 한다고 하였다. 본 불상에서는 오른쪽 모서리가 그대로 아래로 내려져 오른쪽 정강이 위로 드러나 있으며, 왼쪽 모서리도 왼쪽 정강이 위에 놓여 있는 모습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은 가사 착용법은 율전의 규정에 어긋난 것이기 때문에 가사로 볼 수 없다. 둘째는 偏衫이라는 의견이다. 편삼은 오른쪽 가슴과 어깨를 드러낸 승려를 보고 드러낸 속살을 가리고자 중국 왕궁의 궁인이 제작한 것이라 알려져 있다. 승기지와 부견의를 합쳐 만든 것으로서 깃과 소매가 달린 윗옷이다. 그러나 이 불상의 오른쪽 상반신에 착용된 옷은 깃도 소매도 없는 옷이어서 편삼이라고 할 수 없다. 셋째는 覆肩衣라는 의견이며, 필자의 의견이다. 부견의는 승기지처럼 비구니의 유방, 특히 승기지가 미처 다 가리지 못한 오른쪽 가슴을 가리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졌는데, 나중에는 비구들도 착용하게 된 옷이다. 형태는 승기지와 같이 방형이기에 소매와 깃이 없는 옷이다. 본 불좌상 오른쪽 어깨와 가슴에 덮인 옷은 方形이고, 소매와 깃이 없으며, 복부를 가로지르지 않는 착용법을 갖고 있다. 이러한 옷에 가장 부합한 것은 바로 부견의로 생각되는 것이다.<BR> 삼릉계 불상의 가장 밖에 착용된 옷은 편단우견의 僧伽梨로 판단된다. 뒷면의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옆구리 쪽으로 난 사선의 양각선을 갖는 옷은 바로 승가리 즉 대의이다. 대의는 오른쪽 팔꿈치 아래를 지나 복부를 가로질러 왼쪽 가슴에서 매듭진 끈과 고리로 연결되어 있다. 즉 율장에 나오는 鉤紐인데, 가사가 바닥에 떨어지지 않도록 해 주는 용도의 장치이다.<BR> 이상을 종합하면, 삼릉계 불상은 겉에 편단우견 방식으로 大衣를 입었고, 안에는 覆肩衣와 僧祇支를 착용하였으며,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그 안 하반신에는 裙을 착용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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